태산엘시디 평산 등 코스닥 기업들이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 손실에서 벗어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다.

백라이트유닛(BLU) 전문업체인 태산엘시디는 26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지난 5월의 올 최고가(3000원)에 근접한 2885원으로 마감,4일째 상한가를 지속했다.

3분기 매출 2634억원,영업이익 50억원을 거두며 '턴 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일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의 우수협력사로 선정된 것도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 대규모 키코 손실로 한때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이 회사는 지난 2월 채권은행단과 파생상품 채권을 내년 말까지 출자전환하는 약정을 맺으며 '키코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단조업체인 평산도 이달 20일 키코계약이 종결됐다고 공시한 것을 계기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12.13% 급등한 데 이어 이번 주 들어서도 9% 가까이 오르는 상승세다.

이 회사 관계자는 "9000만달러 규모 선물환 계약도 마무리됐다"며 "외화 차입금까지 해소되는 내년 초엔 외환 관련 리스크가 거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최대주주 일가가 주식을 증여한 것이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로 해석되며 일반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불러모으는 양상이다.

아직 '키코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기업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증권사들의 추천을 받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DMS와 의약품 포장기기 업체인 제이브이엠 등이 대표적이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MS의 4분기 매출은 3분기보다 70% 증가한 58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키코 소송의 판결이 회사 측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완전 패소하는 경우라도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SK증권은 제이브이엠에 대해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 전망치보다 각각 10.8%,68.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