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아파트 거래시장의 냉각으로 '반사이익'을 봤던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최근 주춤하면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거품이 끼었던 분양권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주저앉은 반면,가격과 입지에서 경쟁력이 있는 '똘똘한' 단지들은 여전히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다.

◆거품 빠지자 프리미엄 곤두박질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를 대체하는 수요가 몰렸던 분양권 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특히 청약 당시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입지에 비해 분양가가 높은 단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표적인 단지는 서울 동작구 '래미안 트윈파크(본동5구역)'다. 래미안 트윈파크는 주변 아파트 시세(30평형)가 6억원대 초반인데도 7억5000만원에 분양해 1순위에서 마감됐다. 투자를 노린 일부 중개업자들이 계약 초기 프리미엄 5000만~1억원까지 주고 사들였다가 프리미엄이 절반으로 폭락하자 큰 손해를 보고 있다.

강북 뉴타운 중에서 분양가가 높았던 미아뉴타운도 프리미엄이 분양가 대비 -6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A공인중개 관계자는 "미아뉴타운 두산위브는 인근 길음동 래미안아파트에서 호가로 나오는 높은 가격에 분양을 했다"며 "요즘 거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남양주 진접 센트레빌,인천 서구 청라자이 등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거래된다. 남양주시 진접읍 토지관리팀 관계자는 "진접 센트레빌(전용 84.98㎡)은 10월까지만 해도 분양가로 거래됐지만 11월부터는 분양가보다 최대 500만원까지 낮게 거래된 것으로 실거래 신고가 접수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이너스 프리미엄 폭이 커지는 단지들은 모두 주변 아파트 시세와 입지에 비해 분양가가 높았다는 공통점을 가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최고 2억5000만원 프리미엄 끄떡없어

반면 입지와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낮았던 단지는 분양권 시장 급랭에도 아랑곳없이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재개발단지 아파트들은 최고 2억5000만원까지 붙은 프리미엄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일반분양이 없는 대우푸르지오(금호14구역)는 조합원 분양가가 4억원 선(30평형)이었지만 현재 6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A공인중개 관계자는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낮았던 데다 입지가 좋아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서 지하철로 40분 거리로,입지가 뛰어난 광명시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실수요가 몰려 프리미엄이 붙었다. 내년 초 입주하는 'e편한세상센트레빌(하안주공본1단지 재건축)'과 '푸르지오코오롱(철산주공3단지 재건축)'에선 대형평형(165㎡ · 50평)의 경우 최대 2억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김은경 부동산1번지 팀장은 "분양권은 결국 분양가와 입지에 의해 결정된다"며 "아무리 입지가 좋더라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나온 단지는 고덕동 아이파크처럼 프리미엄은커녕 분양에도 애를 먹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연말 신규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 단지별로 분양권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선화/이호기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