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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 두 소년의 발버둥치는 탈출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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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퓰리처상수상작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 출간
    미국 소설가 마이클 셰이본의 퓰리처상 수상작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백석윤 옮김,루비박스,전2권)이 번역 출간됐다.

    이 작품은 탈출을 꿈꾸는 두 소년의 일대기다. 주인공은 사촌지간인 조 캐벌리어와 새미 클레이.나치즘이라는 '질병'이 창궐한 고향에 가족을 남기고 떠나 온갖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은 유대인 소년 조,자신의 동성애 취향을 인지하지만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새미에게는 친척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번데기가 고치 안에 갇혀서 빛과 공기를 맛보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들,그래서 탈출을 염원하는 아이들이라는 점이다.

    조와 새미의 탈출 욕구는 만화로 구현된다. 슈퍼맨,원더우먼,배트맨 등 영웅이 등장하는 만화가 큰 인기를 끌던 시절,그들도 '이스케이피스트(Escapist)'라는 영웅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를 그린다. 이스케이피스트는 이름 그대로 탈출의 달인이다. 조는 자신이 증오하는 히틀러와 나치를 가끔 이스케이피스트의 적으로 만화에 등장시켜 때려눕히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이스케이피스트의 대성공으로 이들은 그야말로 돈방석에 오른다. 작가는 소설에서 전설적인 영화감독 오손 웰스의 입을 빌어 "위대한 작품,이스케이피스트"라는 평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경제적 성공뿐 아니라 사생활도 순조롭다. 조는 아름다운 여인 로자와 사랑에 빠지고,새미도 매력적인 남자 베이컨을 만난다. 조가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오는 계획도 잘 진행된다.

    그러나 뜻밖의 사건이 일어나면서 조와 새미는 탈출이 아닌 도피를 택하게 된다. 독일에 맞서 싸우기 위해 전쟁에 지원한 조는 남극 해군기지 무선기사가 되고,새미는 남들의 이목을 이기지 못해 동성 연인과 헤어진다. 그리고 10년 후,조와 새미의 삶에 또다른 반전이 일어난다.

    소설의 구성은 상당히 정교하다. 소설에서 거듭 등장하는 탈출 마술가 후디니,조의 취미이자 특기였던 마술,유대인의 전설에 나오는 골렘,조의 비극적인 가정사,새미의 성적 취향 그리고 조와 새미가 만들어낸 이스케이피스트 등은 모두 소설의 핵심인 '탈출'로 수렴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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