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미국 법조계에서도 버나드 메이도프와 같은 폰지(금융다단계) 사기범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플로리다주에서 활동중인 스콧 로스스타인 변호사가 유력 인사와 친분을 과시하고 자선 단체에 거액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명성을 쌓은 뒤 금융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플로리다 연방수사국(FBI)은 피해 규모가 1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며 조만간 로스스타인 변호사를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 및 성희롱 관련 소송을 주로 다뤘던 로스스타인 변호사의 금융사기는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지급되는 소송 분쟁 합의금을 할인된 가격으로 투자자들에게 파는 방식으로 이뤄졌다.예를 들어 3개월에 걸쳐 지급되는 45만달러의 합의금을 투자자에게 37만5000달러의 일시금을 받고 넘기는 것이다.문제는 실체가 없는 사건을 꾸며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이다.

그는 사기로 유치한 자금으로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플로리다에 여러 채의 저택을 구입하고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고가 승용차를 몰고 다녔다.여행을 갈 때는 전세기를 활용할 정도였다.사무실에는 개인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또 유명 인사와 친분을 갖기 위해 정치자금을 내고 유명인이 운용하는 자산단체에 거액을 기부하기도 했다.로스스타인 변호사가 2007년 이후 플로리다 공화당 지부에 낸 정치자금은 20만달러에 달한다.또 변호사 사무실에는 찰리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 뿐 아니라 조지 W 부시 전대통령,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 등 유명 정치인과 찍은 사진이 줄줄이 걸려 있다.

사기 행각은 최근 들어 합의금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제때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알려지게 됐다.사기 행각이 드러나자 로스스타인 변호사는 지난주 전용기를 타고 모로코로 도피했다고 FBI는 전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