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대유행(판데믹)이 앞으로 흔히 겪는 현상이 될 것이란 불안한 전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신종플루 판데믹의 영향과 대응' 보고서에서 "바이러스는 가장 단순한 생명체로 구조가 불안정하고 변이도 쉬우며, 특히 플루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해 매년 새로운 변종이 출현할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계절성 독감의 경우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으나, 판데믹은 발생한 이후 백신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방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아직은 인체 전이 되지 않는 H5, H7, H9형 등 다수의 조류독감이 인간질병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또 "달걀에서 배양하는 현재 백신 생산 방식으로는 백신 공급에 6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판데믹의 초기 확산을 억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류독감과 인간 플루가 시기적으로 겹칠 경우, 닭의 살처분에 따라 달걀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현재 생산방식의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에게는 대규모 결근, 경영층 감염에 의한 의사결정 마비 등 유사시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며, 감염 직원의 격리, 고객 및 거래선과 커뮤니케이션, 소수 인원에 의한 비즈니스 가동체계 등 세부 계획을 주문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핵심적인 과제로는 무엇보다 예방과 진단, 치료 단계별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9억달러였던 세계 플루 백신시장은 2013년 47억달러로 연평균 9.9% 성장할 것이며, 플루 치료제 시장의 경우 10억달러 미만으로 시장 규모가 작지만, 최근 신종 플루 효과로 스위스 로슈사의 '타미플루' 매출이 지난해 5억60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에만 3억5000만달러로 급증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는 "새로운 판데믹 등장에 대비해 백신 관련 바이오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차세대 판데믹 후보로 거론되는 H5N1형 조류독감용 백신 및 항바이러스제 등의 사전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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