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제 금값이 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1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전세계에서 금괴 사재기 열풍이 거세다.

뉴욕타임스는 8일 달러화 약세와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로서 금 선호현상이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런던의 해로즈 백화점의 지난달 금괴 판매 행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지하 1층에서 진행된 이 행사에는 1g짜리 금화에서 12.5㎏짜리 벽돌 크기의 금괴까지 다양한 제품이 판매됐다.크리스 홀 백화점 금괴담당 책임자는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금괴가 금화보다 훨씬 더 인기가 좋았고, 그 가운데 100g짜리 금괴가 가장 인기있었다”고 말했다.미국에서는 최근 심야시간대 TV광고에 금괴나 금화 판매 광고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전세계 금괴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스위스의 멘드리시오는 금괴 열풍에 호황을 맞고 있다.이곳에는 매일 중동과 아시아,유럽 북미에서 막대한 양의 금 목걸이와 팔찌 등이 건너와 크고 작은 금괴 등으로 세공되고 있다.매년 400t의 금괴를 생산하는 주요 금 세공업체인 아고르-헤라에우스의 에르하르트 오벨리 대표는 “당신 할머니의 금반지나 전남자친구가 준 선물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며 “금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고르-헤라에우스의 경쟁사인 PAMP도 최근 밀려드는 금괴 주문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PAMP의 모회사인 MKS파이낸스의 마완 샤카치 회장은 “100g 이하 금괴의 개인 수요가 80% 증가했다”며 “특히 최근엔 미국과 서유럽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