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주택시장은 회복세지만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위기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지난 1년간 30% 하락했고 최고점인 2007년 10월보다 39%나 낮다. 거래규모 역시 2007년의 20%에도 못 미쳐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금경색이 지속되면서 대출연체율이 급등하고 차압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위기는 상업용 모기지 대출시스템의 손상에서 비롯됐다. 은행의 상업용 모기지대출 감소와 CMBS(상업용부동산유동화증권) 발행시장의 위축으로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대출시스템이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하락과 부동산 대출규제강화로 자금조달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차환위험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은행의 대출시스템이 위축된 가운데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상업용 모기지 및 CMBS물량은 큰 리스크로 부상했다. 대출시스템 위축과 자금경색이 지속되면 연쇄 도산이라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2010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기유동성 공급과 금융회사의 대출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 신용도가 높은 부동산은 차환을 원활하게 해 우량기업이 파산하고 부동산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을 방지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얘기다.

리츠 시장은 고점 대비 66% 급락했지만 3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상승률은 연초 대비 약 20%,저점 대비 50%로 상업용 부동산시장 위기 속에서도 의외의 성과를 거뒀다. 상업용 부동산의 차환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형 리츠회사의 자금조달은 다른 상업용 부동산시장과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리츠회사들이 자기자본 조달과 자산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유동성을 보강한 덕분이다.

하지만 리츠의 상승은 기술적 반등의 측면이 강하다. 올초 리츠는 역사적으로 가장 저평가된 절대 저평가 구간에 있었지만 이제 소폭 저평가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다. 이에 따라 투자매력도가 하락하고 있고 펀더멘털과 수익성 악화의 지속으로 반등강도는 점차 약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리츠의 펀더멘털 개선은 상업용 부동산시장 위기의 진행 과정과 경기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구조조정은 리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실적개선에 의한 의미있는 리츠의 상승은 2010년 하반기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자금조달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아시안 리츠가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선진국 비중이 높은 글로벌 리츠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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