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결선 투표를 치르는 박홍귀 기아자동차 노조(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위원장 후보(사진)가 현대자동차 노조와의 통합을 공식화했다. 또 금속노조가 투쟁적 · 독단적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탈퇴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1일 "당선 후 현대차 노조와의 통합을 추진키로 이경훈 지부장과 방침을 정했다"며 "이후 상급노조인 금속노조의 개혁을 추진하고 그럼에도 금속노조가 변화를 거부하면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기아차와 현대차가 금속노조에 연간 납부하는 조합비가 70억원을 웃돌지만 금속노조는 현장 조합원들의 이해를 반영하기는커녕 투쟁 전위대로 활용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금속노조의 투쟁지향적 기조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통합 배경을 설명했다. 조합원 7만5000여명의 현대 · 기아차 통합 노조를 출범시켜 금속노조(조합원 수 14만7000명)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얘기다.

박 후보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그룹의 동종 회사인데도 서로 눈치 보고 경쟁하는 경향이 있다"며 "통합이 이뤄지면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조합원과 관계없는 파업은 안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기아차 노조의 관행적인 파업 문화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19년간 연속 파업을 하면서 이제는 임금협상이든 단협이든 파업부터 하고 보자는 생각이 관행이 돼버렸다"며 "지도부도 왜 파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 없이 연례 행사로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는 파업 필요성이 컸지만 이제는 관행적인 파업을 최소화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여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며 "(당선되면) 생산과 품질에 책임을 지는 등 새로운 노사문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기아차 노조의 지역지부 전환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금속노조가 이를 거부하면 즉각 탈퇴를 위한 총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1차 투표에서 득표율 22.6%로 2위를 차지,27.9%를 얻은 강성파 김성락 후보와 3일 맞대결을 치른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