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내수시장을 좀 더 육성하고 보다 신축적인 환율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나섰다. IMF는 어제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개최한 '2009년 하반기 아시아지역 경제전망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한마디로 중국 한국 등 수출 주도국들이 글로벌 불균형의 주범인 만큼 환율 절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얼마전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을 거의 그대로 반복한 것이어서 원화 절상 압력이 IMF 차원에서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갖게 만든다.

버냉키는 "원화가치는 작년 초부터 올해 3월까지 달러화 대비 40% 떨어졌다가 지금은 부분적으로만 회복됐다"며 원화의 절상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서 심상치 않은 후폭풍을 예고한 바 있다. 최근 원 · 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IMF까지 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특히 올해 경상흑자 규모는 4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미국은 3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낮아지는 등 경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늘고 있어 향후 원화 절상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추가적인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수지를 악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경기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늘 말만 요란했지 이렇다 할 결과가 없었던 내수시장, 특히 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을 이제는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산업 분야에 경쟁을 도입해 대형화를 유도하고 각종 규제도 과감하게 완화(緩和)해야 한다. 아울러 OECD 평균보다 훨씬 낮은 서비스업 고용 비중을 늘리기 위해 업종별 맞춤형 전략을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 자체의 개편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미국 등으로부터 통상마찰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 대한 계도와 홍보에도 소홀함이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