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영문 프레젠테이션 자료 작성은 물론 영어회화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기초가 부실합니다. "

이만재 인케(INKE) 방콕지부 의장(멕셀런트 대표 · 59 · 사진)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국내 기업이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 자료 준비부터 서류 작성까지 돕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벤처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벤처코리아 2009' 행사에서 국내 중소 ·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및 현지 네트워킹을 도운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만재 의장은 1979년 대우에 입사해 2004년 태국 지사장으로 퇴직할 때까지 동남아 지역에서만 주재원으로 25년을 지낸 현지통이자 무역의 '달인'.그는 2008년 인케 방콕지부 의장을 맡은 뒤 국내 기업의 태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주재원 출신인 멕셀런트 직원 12명과 함께 현지 기업,연구소 등과 국내 기업을 연계하는 각종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의장은 "지금까지 20여곳의 국내 중소 · 벤처기업을 컨설팅해 이 중 7곳이 현지에 정착해 나가고 있다"며 "비료 원료를 만드는 한 회사는 이 달 중순 약 50만달러어치를 태국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해외 진출이 목표인 중소벤처기업이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공개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바이어들에게 지루함을 주기 일쑤인 대표이사 약력이나 회사 비전 등을 삭제하는 대신 제품의 특징과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경쟁사 제품 대비 우월한 점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알기 쉽게 영문으로 작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홍보와 발로 뛰는 영업도 중요하다는 것이 이 의장의 주문이다. 제품의 품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홍보를 게을리 한다든가 현지 에이전트에 판매를 전담시키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의장은 "긴 보증 기간이나 애프터서비스의 편의성 등을 적극 알리지 못하면 시장에서 제품이 외면당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의장은 "정부가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있지만 예산이나 대상기업이 한정돼 있다"며 "관련 예산을 늘리고 사전교육 등을 강화해서 내보내야 실패가 적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태국에서 한류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이를 이용해 화장품,캐릭터,소품 사업을 전개하거나 열악한 태국의 인터넷 사정을 감안,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이 대표로 있는 무역회사 멕셀런트는 2004년 설립됐다. 한국,태국 간 석유화학제품이나 초고속 인터넷 회선 등의 제품을 주로 중개해 매년 평균 약 5000만달러어치의 상품을 거래한다. 태국의 3대 통신회사인 TRUE,TTNT와 협력해 태국 내 초고속 인터넷 회선 구축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