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15-18일.파리)를 준비하면서 보여준 이미지 변신과 더불어 체력과 기술의 발전이 6회 연속 그랑프리 대회 우승의 가능성을 한 단계 높여주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새 시즌 프로그램을 준비해온 김연아는 마침내 지난 1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회 공식 연습 시간에 조지 거쉰 작곡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 음악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처음 공개했다.

지난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세헤라자데'에서 천일야화 속 아라비안나이트의 왕비로 변신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던 김연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동안 보여줬던 캐릭터 연기에서 탈피, 배경음악에 따른 '맞춤 안무'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김연아 스스로 "정해진 캐릭터 없이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연기가 이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클래식한 음악에 맞춰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한 단계 개선된 연기력과 표현력을 '밴쿠버 금메달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로 손꼽았다.

김연아의 또 다른 발전은 점프 기술의 완성도다.

비록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는 트리플 루프 점프의 시도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고난도 트리플 점프의 높은 성공률은 이번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높은 점프 높이를 앞세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의 완벽한 착지뿐 아니라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6.3점)에서 가산점을 노리고 첨가한 마지막 루프 점프의 손동작까지 추가하는 등 점프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더불어 기술요소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 동작도 강화도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점프와 점프 사이에 넣은 손동작은 '끊김없는' 연기를 통해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보여준다.

김연아는 "연습 초기에는 점프 집중력이 떨어져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훈련을 해가면서 편해졌다.

점프 동작에 앞서 기다리는 시간이 없어서 보기에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긍정적인 발전은 바로 체력이다.

힘든 체력운동보다 근육의 밸런스를 유지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김연아는 "특별히 체력훈련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컨디션 유지 차원에서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던 게 효과를 봤다"라며 "체력적으로 힘든 게 없다"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중간부에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작으로 트리플 살코와 트리플 러츠까지 3연속 3회전 점프를 넣을 정도로 최상의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