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표 본드걸'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화려한 보석으로 치장한 검은색 홀터넥 드레스를 차려입은 김연아(19.고려대)가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17일.오전 1시40분.SBS 생중계)을 앞두고 드레스 리허설을 통해 '금빛 전망'을 밝혔다.

김연아는 16일(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최종 드레스 리허설에서 영화 007시리즈 주제곡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특히 이날 최종 연습에는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도 함께 나서면 취재진들의 관심은 더욱 컸다.

이날 처음 공개한 김연아의 새 시즌 쇼트프로그램은 고난도 점프를 바탕으로 특유의 연기력과 표현력이 조화를 이룬 섹시함과 신비스러움이 특징이다.

오른손을 높이 들고 왼손으로 반대쪽 손을 받친 모습으로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플루트의 선율에 맞춰 활주를 마치고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면서 박수를 받았다.

007시리즈 가운데 가장 귀에 익숙한 기타 솔로의 제임스 본드 주제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김연아는 스텝 연기를 펼쳤고, 마지막 콤비네이션 점프를 마치고 나서 앙증맞은 미소와 함께 두 손을 모아 '총쏘기' 자세로 연기를 끝냈다.

김연아와 '금빛 대결'을 펼칠 아사다 역시 연한 하늘색에 목 부위를 분홍색 꽃으로 장식한 우아한 느낌의 새 드레스를 입고 이틀 연속 쇼트프로그램 '가면무도회'의 연습에 열중했다.

전날 좋지 않은 점프 감각을 보여줬던 아사다는 이날 시차에 적응한 듯 트리플 악셀을 잇달아 성공하면서 한결 표정이 밝았다.

음악에 맞춘 연습에서는 트리플 악셀을 뛰지 않았던 아사다는 자신의 연습 순서가 끝나자 곧바로 트리플 악셀의 연습에 몰두했다.

이날 트리플 악셀의 연습에서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아사다는 내친김에 트리플 악셀-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가볍게 성공, 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 김연아와 치열한 메달 경쟁을 예고했다.

한편 김연아와 아사다는 17일 새벽 1시40분 시작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대회 금메달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파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