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을 보장하면서 주가 등 특정 지수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을 다르게 지급하는 지수연동예금(ELD)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금가격연동형,국제유가연동형,천연가스가격연동형,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연동형 등이 대표적이다.

상품군을 다양화할수록 보다 폭넓은 고객을 수용할 수 있다는 원론적 인식 외에 이들 상품이 '고수익 잭팟'을 터뜨리는 데 더 유리하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예컨대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것보다 국제유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경우 국제유가 연동상품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모습을 나타낸 변종 ELD로는 금연동형과 국제유가연동형이 있다. 금가격연동형은 국민 우리 신한 등 몇몇 은행이 판매했다. 런던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가격이 오를 경우 상승폭에 따라 별도의 수익률을 지급한다.

우리은행이 지난 7월 판매한 '하이믹스복합예금24호'의 경우 최고 연 16.4%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금가격은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여 왔다"며 "향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인 금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금가격 연동예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주가지수보다 변동성이 심한 편인 국제유가도 변종ELD의 단골 메뉴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고시하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선물가격 상승시 연 5.95%를 지급하는 상품이 지난달 인기리에 판매됐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데 착안한 상품이다.

천연가스 가격을 기준지수로 삼는 ELD도 나왔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이 개발해 지난 9월 판매한 '천연가스지수연계 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S&P 골드만삭스 천연가스지수(GSCI) 상승률에 따라 최고 연 16%의 수익률을 적용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천연가스지수는 유가에 후행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며 "최근 국제유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상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CD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추후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CD금리를 연동시킨 상품도 나왔다. 신한은행이 지난 9일부터 모집하고 있는 '세이프지수연동예금 9-14호' 가운데 'CD연동 더블타깃형'이다. 다른 ELD 상품의 경우 최저 수익률을 많아야 연 1%만 인정하고 있는 반면 이 상품은 3개월물 CD금리를 기본 금리로 삼는다. 9일 현재 3개월 CD금리는 연 2.81%다. 예금 가입기간 중 3개월마다 한 번씩 시장금리를 반영해 적용금리를 수정하기 때문에 CD금리 상승시 추가수익이 가능하다. 또 주가지수와도 연계해 지수 상승시 최고 연 6.0%의 추가 수익을 지급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