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펀드'의 개척자로 불리는 제임스 사이먼스 르네상스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 · 사진)가 연말 사임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퀀트펀드'란 수학적 모델을 활용해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군에서 암호해독 전문가로 활동하고 미 MIT와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를 지낸 사이먼스 CEO는 1977년 헤지펀드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수학자,과학자,암호해독가,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 등을 모아 퀀트 투자 전문 헤지펀드를 만들었다. 이들은 주식 채권 파생상품 원자재 시장의 데이터를 분석해 가격의 움직임을 미리 알려줄 수 있는 신호를 찾아 투자한다. 최근 불공정매매 논란을 빚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지키로 한 '고주파거래(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초고속 온라인 매매)'로도 돈을 벌었다.

르네상스는 지난해 기준 운용자산이 200억달러로 헤지펀드업계 9위다. 2007년에는 운용자산이 300억달러에 달했다. 르네상스가 최근 4년래 설정한 펀드들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12~16%의 손실을 봤지만 간판 상품이자 사이먼스를 비롯한 내부 직원들의 돈이 투자돼 있는 '메달리온펀드'는 무려 80%의 수익을 냈다. 미 기관투자 전문잡지인 알파에 따르면 사이먼스는 지난해 25억달러(약 3조원)의 수입을 올려 가장 돈을 많이 번 헤지펀드 매니저에 오르기도 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