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구조조정이 거의 없는 대신 외부 수혈에도 인색한 식품업계에서 1년도 채 안 된 사이에 임원 10명을 스카우트한 회사가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부사장 2명,전무 2명,이사 6명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과거 임원 스카우트가 신규 사업 위주로 매년 1명 안팎이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실험인 셈이다.

새로 영입한 임원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10명 모두 40대 '젊은피'이면서 컨설턴트,외국계 금융회사 임원,광고 제작자,현역 의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 전문가란 점.최용주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 · 49)은 IBS컨설팅그룹 대표와 풀무원건강생활 부사장을 지낸 전략전문가다. 최동욱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 46)은 서울대 경영학과,카네기멜론대 MBA 출신으로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쳐 ㈜두산과 LG텔레콤에서 전략업무를 맡았다. 재경본부장으로 스카우트된 김선희 전무(45)는 연세대 불문과,미네소타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크레디아그리콜 은행 수석애널리스트와 씨티은행,UBS AG 등의 이사를 지낸 금융전문가다.

외식사업본부장으로 영입된 김영식 전무(40)는 연세대 치대,하와이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일본에서 오랫동안 외식사업에 종사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신설된 영양과학실장에는 이화여대 의대를 나와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교수를 지낸 소아과 전문의 정지아 이사(41)를 앉혔다. 이 밖에 진로,두산주류 등에서 소주 마케터로 활동한 이정태 유음료마케팅부문장(이사 · 46),'매일 상하목장' 광고를 제작한 금강오길비 출신의 광고전문가 이치원 마케팅서비스실장(이사 · 44) 등도 새로 합류했다.

매일유업의 대대적인 임원 영입은 김정완 부회장(52)이 주도했다. 40대 외부 전문가들을 내세운 부문별 책임경영으로 조직에 '신선한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포석이다. 신규 사업 확장을 통해 매출을 올해 9000억원에서 내년 1조원 돌파로 목표를 삼은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창업주인 김복용 회장 작고(2006년 1월) 이후 김 부회장이 본격적인 친정체제 구축에 나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