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9 · 나이키골프 · 사진)가 5일(한국시간) 터닝스톤리조트챔피언십을 끝으로 2009 시즌 미국 PGA투어를 마무리했다. 22개 대회에 나가 단 한 차례 '톱10'에 들었고,톱랭커들이 불참한 마지막 대회에서는 공동 42위에 그쳤다. 미국 PGA투어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최다승(7승)을 거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다.

후배 양용은이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오르면서 관심권에서 좀 멀어진 것도 사실이나,그는 여전히 한국의 '간판 골퍼'다. 최경주는 다음 주 초 귀국,양용은 위창수 등과 함께 신한동해오픈(15~18일)에 출전한다. 터닝스톤대회를 마친 최경주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2009 시즌을 돌아보면.

"올해가 미국 진출 10년이 되는 해다. 지난해까지 7승을 올린 뒤 '한 단계 높은 목표'를 잡았는데 올해는 그것을 준비하는 해였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이어온 '매년 우승' 행진이 끝나고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잘 싸운 한 해'라고 평가한다. '노 프로블럼'(No problem!)이다. 활주로에 내린 비행기는 곧 있을 이륙에 대비해 정비를 하지 않는가. 10년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도약을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를 한 해로 기억하고 싶다. "

▼일부에서 '슬럼프'를 말하고 있다.

"슬럼프는 다른 것은 이상 없는데 스코어가 좋지 않을 경우 쓰는 말로 안다. 올해 몸이 좀 아팠고,스윙 교정과 살빼기도 했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슬럼프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은 향후 5~10년을 준비하는 과정에 들인 투자비로 생각하겠다. "

▼스윙 교정이나 살빼기는 어느 단계인가.

"스윙은 바뀌게 마련이고 바뀌어야 한다. 역도를 하다가 골프선수가 됐고,어려서 제대로 스윙을 익히지 않았기 때문에 서양 선수들처럼 깔끔한 스윙이 안 나왔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스윙을 교정해 왔는데 그 과정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성적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바뀐 스윙이 어느 정도 몸에 뱄다. 어드레스나 임팩트 동작이 깔끔하고 단순해졌다. 달라진 스윙을 곧 볼 수 있을 것이다. 살빼기는 끝냈다. 그 대신 근육 등 몸을 튼튼하게 하는 '워크아웃'은 진행 중이다. 밸런스와 유연성이 훨씬 좋아졌다. "

▼양용은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본인은 '더 큰 목표가 있다'고 했는데.

"미국에 건너올 당시 세웠던 목표다. 10년째를 보냈으니 이제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노려볼 시기다. 지금까지,특히 올해의 준비는 다 그 과정이었다. 또 투어에서 10승 이상을 올린 아시아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몸도,스윙도 좋아졌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내년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남은 시즌 계획은.

"신한동해오픈에서 고국 팬들과 만난 뒤 말레이시아 · 싱가포르대회에 연달아 나간다. 그리고 11월13일 '최경주 재단' 행사에 참석한 뒤 15일쯤 미국으로 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 팬과 국민들에게 더 큰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