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영화보기+외식, 3일 친구와 골프,4일 전시회 관람 등 도심 나들이.' 짧은 연휴로 귀성을 포기한 직장인 김태욱씨(40)의 일정표다. 올해는 짧은 추석연휴 탓에 김씨처럼 고향에 가지 않고 도심에서 연휴를 보내는 가족이 늘었다. 신종플루까지 겹치면서 도심 연휴족이 더욱 늘어나는 양상이다.
도심 연휴 특수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연휴 첫날 주요 영화관 예약률이 작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연휴 3일간 300만명 이상이 극장으로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추석에 기록한 265만여명보다 35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은 "귀성인구가 크게 줄어든 만큼 영화 관람객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도 연휴기간 평균예약률이 70%를 웃돌고 있다.
도심 호텔 패키지상품에도 예약이 폭증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은 1일까지 추석연휴 기간 패키지 예약건수가 지난해보다 48.9% 늘었다. 호텔 관계자는 "뷔페레스토랑 라센느의 예약률도 10%가량 늘었고 문의전화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도 연휴기간 그랜드키친 등 호텔 내 레스토랑 예약 건수가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었다.
호텔 관계자는 "연휴 기간에는 예약보다 당일 문의를 한 후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 실제 방문자는 더 많을 것"이라며 "업계에선 패키지 상품과 레스토랑이 짧은 추석으로 깜짝 특수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과 가까운 골프장은 부킹이 불가능한 상태다. 대표적인 근교 골프장인 L,K,N 등은 2일과 4일은 물론 추석 당일인 3일까지 부킹이 완료됐다. 반면 수도권 외곽의 J,S,W 골프장의 예약률은 평균 60% 선에 그치고 있다. 귀성객이 줄면서 수도권이 크게 붐빌 것으로 예상돼 교통체증을 염려해서다. J골프장의 경우 추석 당일(3일)에는 30팀(18홀 기준 · 70팀 가능)이 예약했고,2일과 4일은 60% 정도 찼다.
도심 연휴족이 늘어나면서 연휴기간 도심과 수도권의 교통체증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가까운 근교를 찾는 나들이 차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주요 간선도로의 체증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기완/김진수/최진석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