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PGA 투어챔피언십] 미켈슨 우승 '명예'…우즈 1000만弗 '실리'
한 사람은 명예를 되찾고,다른 한 사람은 실리를 챙겼다. 남자골프 '라이벌'인 타이거 우즈(34)와 필 미켈슨(38 · 이상 미국)이 우승컵을 동시에 들고 시상대에 서는 보기드문 장면이 나왔다. 둘 모두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GC(파70)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우승자는 미켈슨이었다. 미켈슨은 이날 5타를 줄여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271타로 우즈와 3라운드 선두 케니 페리(미국)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월 노던트러스트오픈,3월 CA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3승째이고 투어통산 37승째다.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게 내주었던 세계랭킹 2위 자리를 되찾은 미켈슨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아내와 어머니 앞에서 건재를 과시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미켈슨은 우승에도 불구하고 우승보너스 1000만달러(약 120억원)가 걸린 페덱스컵은 우즈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페덱스컵 랭킹 2위에 오른 미켈슨은 대회 우승상금 135만달러와 페덱스컵 보너스 300만달러등 435만달러를 손에 넣었다. 미켈슨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해 의미가 있다. 어머니와 아내가 투병 중이지만 잘 견뎌내고 있어 자랑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美 PGA 투어챔피언십] 미켈슨 우승 '명예'…우즈 1000만弗 '실리'
우즈는 이날 이븐파,합계 6언더파 274타로 2위를 차지했으나 페덱스컵 포인트 4000점으로 미켈슨(2920점)을 제치고 10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그래서 페덱스컵 우승컵을 들고 시상대에 미켈슨과 나란히 선 것이다. 우즈는 페덱스컵 제도가 도입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받았다. 지난해 우즈는 무릎부상으로 하반기 투어를 포기했고,페덱스컵은 비제이 싱(피지)이 차지했다. 대회 2위상금 81만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050만달러를 챙긴 데다 우승보너스 1000만달러까지 보탠 우즈는 올해 대회 상금만으로 2000만달러가 넘는 거액을 손에 넣었다. 우즈는 "1년간 꾸준한 성적으로 페덱스컵을 차지해 매우 기쁘다. 시즌 시작 때만 해도 불확실한 것이 많았지만 17개 대회에서 2위 이상 성적을 낸 것이 아홉 차례나 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즈는 이날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로 불리는 스트리커에게 페덱스컵 우승을 내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 대회 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2위로 우즈를 뒤쫓던 스트리커가 15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우즈를 1타 앞질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리커는 16번홀(파4)에서 티샷한 볼에 진흙이 잔뜩 묻는 불운이 따랐다. 두 번째 샷은 진흙 때문인지 방향이 틀어져 그린을 벗어나고 말았다. 보기.상심한 스트리커는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노리고 과감한 공략을 했으나 또다시 보기를 하며 이 대회 6위,페덱스컵 랭킹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은 이번 대회 18위,페덱스컵에서는 23위에 올랐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