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들의 상당수가 올 추석에는 고향에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짧은 연휴에 세무조사 등의 업무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세무조사 파트에서는 일찌감치 귀향을 포기하는 직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진행 중인 기업 세무조사가 많은데 지난 25일부터 변호사 등 전문직과 학원사업자 150명에 대한 기획 조사도 시작됐기 때문.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는 되도록 조사 착수를 하지 않는다는 관행이 이번에는 지켜지지 않았다.

조사국의 한 간부는 "그동안 유예했던 조사가 재개되면서 대상이 많아졌다"며 "연내에 추가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늦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획이나 인사파트에서도 이번 추석은 '일하는 연휴'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휴 직후인 10월6일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 때문이다. 국세행정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백용호 청장이 취임 이후 받는 첫 국감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 기획담당 직원은 "국회의원들이 요구하는 국감 자료를 다 만들려면 추석 연휴에 야근까지 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국감이 끝나면 곧바로 인사가 이뤄진다는 점도 귀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서울청의 한 직원은 "청장이 직접 '추석 때 꼭 쉬라'고 당부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