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궁극적 목표는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것입니다. 그러러면 전략적으로 중요한 유럽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합니다. 유럽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세계 1위'를 부르짖는 것은 의미가 없죠."

런던에 있는 LG전자 유럽본부의 김종은 본부장은 "꿈을 크게 갖고 차근차근 풀어가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6년 전 유럽본부장으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LG전자는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아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독창적인 제품을 끊임없이 출시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지금은 TV의 경우 삼성전자에 이어 2위,휴대폰은 노키아,삼성,소니에릭슨에 이어 4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 유럽본부는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기 침체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소니에릭슨,모토로라 등 경쟁사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인원 감축에 나섰으나 LG전자는 일절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휴대폰의 경우 판매실적이 50% 증가했다. 이 덕분에 직원들의 자부심도 높아지고 팀워크도 좋아졌다.

LG전자가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끊임없이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신제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최근 영국에서 선보인 대당 999유로(한화 170만원 상당)짜리 워치폰은 없어서 못팔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본부장은 "자기 만족에 취해 '이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조직은 퇴보한다"며 "세계적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유럽시장에 처음 진출한 2003년 27억달러였던 매출액이 올해 3배가량 증가한 8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 본부장은 "유럽의 가전과 휴대폰 시장은 결국 계속 제품 혁신을 해 나가는 LG와 삼성 두 한국 기업이 1,2위를 다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런던=윤기설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