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매출 10억원 남짓이던 작은 회사가 올해 3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둔 알토란 기업이 됐다. 이 '30배 성장신화'의 주역은 바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전문제조업체 ㈜이폴리머(대표 홍태희 www.e-polymers.com)다.

2000년 나일론 콤파운드를 상업화하면서 야심차게 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이폴리머는 그동안 폴리머 얼로이(alloy) PC · PBT와 PA/PPO 아이오노머 등을 상업화하면서 EP 업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아이오노머는 탄성이 강하고 내마모성과 내한성이 뛰어나 주로 골프공의 커버로 많이 쓰이는 소재다. ㈜이폴리머는 이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다양한 형태로 변성하여 2007년부터 미국의 골프용품 전문업체인 테일러메이드사에 생산품 전량을 공급하는 기염을 토했다. 납품 제품에는 '이플렉스(e-Flex)'라는 고유 브랜드까지 붙였다. 고객맞춤형 고기능성 폴리머 소재 사업진출은 독립적 EP 제조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당시 해외 수출에 물꼬가 트이면서 5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이폴리머는 이제 '콤파운딩 회사'가 아니라 고객 부품의 공학적 기능과 상업성을 함께 실현해 가는 '소재 솔루션' 회사로 변신에 성공했다. 앞으로 자동차 · IT제품에 들어갈 고부가가치 고기능성 맞춤 소재의 개발 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또한 부품 디자인과 소재 개발의 통섭,글로벌 표준화 및 소재 승인 작업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홍태희 대표는 "이미 변성아이오노머 상업화를 통해 고기능 맞춤 소재 분야에 성공적으로 입성했지만 아직은 과도기적 단계로 응용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설립된 기술연구소는 10여명의 전문 인력이 소속돼 ㈜이폴리머의 '심장' 역할을 한다. 10건의 특허,5건의 특허등록 기술을 낳은 산파역이다. 이 회사는 또 다른 중점 비전인 해외사업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미국 캘리포니아와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해외 마케팅사무소 및 유럽 개발파트너 들과의 협력을 통해 'Ericsson(에릭손)' 등에 고기능 EP 제품들을 납품하고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홍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