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중국 국영기업들이 이달부터 이란에 휘발유를 대규모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연료 공급을 차단해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려는 미국 등의 노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석유업체들도 이란에 휘발유를 팔고 있지만 문제는 중국의 수출물량이 크다는 데 있다고 FT는 전했다.중국의 국영 석유기업들이 제3자를 거쳐 이란에 팔고 있는 휘발유는 하루 3만~4만배럴 수준으로 이란의 하루 수입 규모중 3분의 1에 이른다는 것이다.

중국의 행보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 외무장관들이 이날 뉴욕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이들 6개국은 10월1일 제네바에서 이란과 회담을 갖기 앞서 공조방안을 논의했다.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이란에 연료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이와 관련,지난해 영국 석유회사인 BP와 인도의 릴라이언스 등이 이란에 휘발유 공급을 중단했다.

휘발유 판매는 아직 이란을 상대로 한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 소지는 없다고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중국은 국영석유업체인 중국석유(CNPC)와 중국석유화학(시노펙)이 이란과 총 40억달러 규모의 유전 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란과의 석유동맹을 강화하고 있다.이란은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중 하나지만 정유 시설이 부족해 휘발유 같은 정유제품은 수입에 의존해왔다.

한편,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데 따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측근으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가 22일부터 이란과 교역 중단을 촉구하는 선전전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뉴욕 소재 ‘이란 핵 반대 연합’은 기업들에 이란과 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TV와 인쇄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