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기름값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정유사 4곳이 과점하고 있는 시장 구조를 깨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김성진 기자입니다. 정부의 첫 번째 카드는 석유수입업체 등록 완화입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석유수입사 등록에 필요한 의무저장시설 용량을 45일 7500kL로 낮춘데 이어 이제 이마저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기획재정부 역시 현재 3% 수준인 할당 관세 인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도 실제 효과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합니다. 수입 제품의 경우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유통망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 “수입업체 대부분 벙커C유 등 산업체에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휘발유나 경유는 국내 유통망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가격 경쟁력이 안되면 꾸준한 수입이 될 수 없다. 어쩌다 싸게 나오는 스팟 물량을 팔 수 밖에 없다.” 4개 회사에 불과하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치열한 경쟁도 진입장벽입니다. 과거 타이거 오일도 낮은 관세와 제품 가격으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버티지 못하고 퇴출됐습니다. 결국 정부는 유통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통 단계별 가격 공개는 물론 대형 할인점 주유소를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슈퍼수퍼마켓과 더불어 기존 주유소 사업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당초 의도와 달리 할인점들이 특정 정유사와 손을 잡아 효과가 반감되고 있습니다. 대형 할인점들은 정유사별로 가격이 싼 제품을 섞어 팔 경우 나중에 품질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고 항변합니다. 결국 정부가 기름값에서 60%를 차지하는 세금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는 가격 인하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