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가 세계 최악의 의회로 선정됐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의원들의 합리적 토론 대신 육탄공방과 욕설,야유로 얼룩진 '세계에서 가장 무질서한 의회'에 한국,대만,영국 등 5개국을 꼽았다.

FP는 15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미국 조 윌슨 하원의원의 사례와 관련해 일부 국가에서는 그 정도 고함으로는 눈살을 찌푸릴 일도 없을 것"이라며 "한국,대만,우크라이나,영국,호주 등 5개국에선 의회 내 비신사적인 사례들이 수두룩하다"고 소개했다.

윌슨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연설 도중 "거짓말"이라며 고함을 쳤다가 의회의 품격을 떨어뜨린 예의 없는 정치인으로 몰려 하원에서 이날 비난결의안이 통과된 바 있다.

FP는 특히 한국의 사례를 가장 먼저 소개하면서 쟁점 법안을 놓고 여야 여성의원들이 옷소매를 붙잡고 실랑이를 하는 사진도 함께 실었다. FP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외교정책과 언론 자유를 둘러싼 여야간 논쟁이 종종 주먹이나 다른 둔기 등으로 해결되는 '접전의 스포츠'라고 비꼬았다. 구체적 사례로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발의와 지난해 12월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놓고 여야간 육탄 공방이 일어났던 일,미디어법안을 놓고 이어진 소동이 TV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됐다고 소개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