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0일부터 6박7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과 피츠버그를 방문한다.

22일과 23일 뉴욕에서 잇따라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와 제64차 유엔총회, 24~25일 피츠버그에서 예정된 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이번 순방의 주된 목적이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고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은 이번이 세번째다.

미국 방문은 취임 이후 이번이 네번째로 김윤옥 여사가 동행한다.

◇유엔총회서 `글로벌 코리아' 천명 = 이 대통령은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코리아'의 비전을 천명하고 관련 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5자 협의 등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응 원칙과 정책을 알림으로써 우방간 북핵 공조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1일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기후변화, 한반도 정세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하며, 유엔 사무국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을 격려한다.

또 뉴욕 소재 코리아 소사이어티,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외교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해 한미 동맹, 대북 문제, 남북한 관계 등을 주제로 연설하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기후변화정상 원탁회의 주재 = 이 대통령은 22일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정상 원탁회의를 공동 주재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8개 원탁회의 그룹으로 나뉘어 2개국 정상이 각 원탁회의를 주재하게 되는데,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돈독한 우의를 다져온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와 공동 주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주제는 ▲선진국의 202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개발도상국의 감축행동 ▲개도국에 대한 기술 및 재정 지원 ▲개도국 지원을 관리할 제도적 장치 등으로, 이 대통령은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의지를 천명하고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설명할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중간에 위치해 있고, 특히 온실가스 감축협략상 개도국에 있지만 감축행동이나 기여 부분에 있어서는 개도국 입장을 고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입장이 다른 개도국에도 중요한 역할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개도국이 수용할 수 없는 의무를 주장할 게 아니라 자율적인 국제등록부를 통해 개도국을 참여시키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도 교착상태에 있는 온실가스 감축 논의를 타개할 메시지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20정상회의서 `거시경제 공조' 강조 = 이 대통령은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주요국들이 거시경제 정책에서 굳건한 공조를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또 세계 경기가 회복될 때에 대비해 이른바 `출구전략'의 준비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보호무역주의를 저지하고 도하개발어젠다(DDA)를 타결해야 한다는 대명제를 실현하기 위한 참가국들의 노력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이번 금융 위기를 극복한 이후 세계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미래 성장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는 점과 함께 이 과정에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배려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일본 등과 양자 정상회담 = 이 대통령은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유엔총회, G20 정상회의 등이 열리는 기간 기회가 닿는 대로 주요 참석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차기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으나 중국을 비롯한 다른 5자 협의 관련국들과의 양자 회담 성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국제 위상 드높일 계기" =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기여외교' 정책을 세계에 알리고 유엔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기후변화 및 경제위기 대응을 선도하는 국가로서 이미지를 제고할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이번 유엔총회 참석은 국제사회에서의 우리 이미지를 제고하고 유엔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증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 선도국가로서 국제위상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G20 정상회의에 언급, "G20 의장단으로서 글로벌 이슈 해결에 대한 기여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