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역무로 정착..신청률 상향 과제

이동전화 요금을 감면받는 저소득층이 1년새 5배로 늘어났다.

1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저소득층 대상의 이동전화 요금 감면제도가 확대된 이후 감면 대상자가 14만9천명에서 지난달말 현재 모두 76만8천명으로 늘었다.

계층별로 보면 139만명의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57만8천명이, 240만명의 차상위계층 중 19만명이 이통요금 감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이통요금 감면 대상을 4인 가구 기준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하고 기본료와 통화료를 각각 35% 감면하자 감면 신청자들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요금감면을 신청하게 되면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1만원 정도의, 차상위계층은 8천∼9천원의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의 보편적 역무로 지정돼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이동전화 요금 감면이 제도확대 1년만에 안정적인 정착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11일부터 이통 대리점에서 신분증을 제출하면 행정안전부와 시스템 연동을 통해 감면 대상자인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요금감면 신청절차가 개선돼 향후 요금감면 신청자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체 대상자 가운데 실제 감면을 받고 있는 신청률이 20.3%에 불과하다는 점은 당장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방통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차상위계층의 감면 신청률이 저조한 편"이라며 "차상위계층 분류가 정확하지 않고 전산등록도 안돼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홍보에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요금감면에 따른 부담을 전적으로 이통사들이 지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중 하나다.

현재 저소득층 35만3천명에 대해 요금을 감면해주고 있는 SK텔레콤도 감면제도 확대에 따른 월 부담액이 43억원 정도로 늘어나면서 올해 부담액이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25만4천명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249억원의 요금을 감면해줬는데 이 역시 모두 KT가 부담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소득층 요금감면이 보편적 역무에 해당하지만 이통사들의 손실보전대상에는 이동전화 요금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이통사들이 이에 따른 부담을 전부 지고 있다"며 "재원보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