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던진 첫 화두는 '서민'과 '정치개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 구상과 맥을 같이 한다.

정 대표는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고 정치권이 오히려 사회 갈등을 증폭시킨다고 믿고 있는데 이는 정치와 정당이 스스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며 "변화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우리시대는 서민과 약자에 대한 보호를 한나라당에 요구하고 있다"며 친서민정당을 내세웠다. 실제 정 대표는 이날 오전 6시50분께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고 당사에는 '서민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 상인이 "대표가 된 것은 축하하는데 우리는 춥고 배고프다"고 '뼈 있는' 말을 던지자 직접 호주머니에서 몇 만원을 꺼내 전복과 고등어 10손,삼치 2마리 등을 구입하며 "열심히 해서 시름을 덜어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 방명록에 '견위수명(見危授命 · 나라가 어려울 때는 목숨도 바쳐야 한다)'이라고 적었다.

최근 이 대통령이 제시한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는 "개헌논의,행정체제 개편과 선거제도 개선 등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라면서 "특정 정당,특정 정치인의 유불리를 떠나 국가의 100년 대계를 위한 정치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야당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당 사무처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야당을 경원시하고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9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첫 회동을 갖고 정국운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준혁/구동회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