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엄마의 손맛'을 뛰어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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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된 데 이어 허준의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뉴스였다. 우리의 전통 문화뿐만 아니라 현재의 문화 또한 드라마 등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오늘날처럼 글로벌화된 시기에 다시 한 번 한국문화에 대해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의 문화교류에 있어서 너무 해외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치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좋은 문화들을 어떻게 잘 포장해 체계적으로 알려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음식분야 또한 문화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향후 국가 성장동력으로 한국 음식의 세계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며 그 노력 또한 한창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떤 점들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지를 필자의 현장 경험에 비추어 몇 가지 짚어봤다.
먼저 음식마다 조리법을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 음식은 '엄마의 손맛'이란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지역이나 가정마다 조리법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같은 음식인 데도 만들 때마다 간을 맞추지 못해 맛이 달라진다면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은 물론 수출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 해외에서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은 '비빔밥 혹은 불고기'는 어떤 맛이라고 하는 정의를 내리기 어렵고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음식의 표준화 다음은 각 나라별로 현지인의 입맛을 고려한 식단을 짜는 것이다. 기본은 지키되 양념의 강도를 조절한다거나,지역별로 선호하는 향신료를 첨가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우리의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식 세계화는 장기적인 투자와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 문화가 서서히 스며들며 전파되듯이 음식도 마찬가지다. 빠른 시간 안에 달콤한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노력해 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단계별 계획에 따라 접근해 나간다면 프랑스나 일본처럼 우리 음식과 함께 문화도 전파되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인상 깊은 점을 물어보면 예상외로 음식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우리의 전통 음식을 어떻게 체계화해 세계에 알려나갈지는 우리 몫이다. 이러한 작업들이 장기적 안목으로 진행된다면 우리 후손들은 한국음식을 통해 커다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 외식문화상품의 다양화와 확산을 통해 많은 외화까지 벌어들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런 시대가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순진 놀부NBG회장 kimsj@nolboo.co.kr
오늘날처럼 글로벌화된 시기에 다시 한 번 한국문화에 대해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의 문화교류에 있어서 너무 해외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치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좋은 문화들을 어떻게 잘 포장해 체계적으로 알려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음식분야 또한 문화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향후 국가 성장동력으로 한국 음식의 세계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며 그 노력 또한 한창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떤 점들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지를 필자의 현장 경험에 비추어 몇 가지 짚어봤다.
먼저 음식마다 조리법을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 음식은 '엄마의 손맛'이란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지역이나 가정마다 조리법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같은 음식인 데도 만들 때마다 간을 맞추지 못해 맛이 달라진다면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은 물론 수출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 해외에서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은 '비빔밥 혹은 불고기'는 어떤 맛이라고 하는 정의를 내리기 어렵고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음식의 표준화 다음은 각 나라별로 현지인의 입맛을 고려한 식단을 짜는 것이다. 기본은 지키되 양념의 강도를 조절한다거나,지역별로 선호하는 향신료를 첨가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우리의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식 세계화는 장기적인 투자와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 문화가 서서히 스며들며 전파되듯이 음식도 마찬가지다. 빠른 시간 안에 달콤한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노력해 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단계별 계획에 따라 접근해 나간다면 프랑스나 일본처럼 우리 음식과 함께 문화도 전파되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인상 깊은 점을 물어보면 예상외로 음식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우리의 전통 음식을 어떻게 체계화해 세계에 알려나갈지는 우리 몫이다. 이러한 작업들이 장기적 안목으로 진행된다면 우리 후손들은 한국음식을 통해 커다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 외식문화상품의 다양화와 확산을 통해 많은 외화까지 벌어들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런 시대가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순진 놀부NBG회장 kimsj@nolb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