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댐 7회 방류..5회는 미통보

지난 6일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방류로 남측에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북한강 상류의 '평화의댐'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강원 화천의 평화의댐은 저수용량 26억만t 규모로 북측이 금강산댐(임남댐)의 대량 방류 등 유사시 남측 북한강 수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으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강 상류 완충댐 역할 = 한국수자원공사 강원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1986년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에 대응하기 위해 축조된 평화의댐은 화천군 동촌리 인근에 높이 80m, 길이 414m, 저수용량 5억9천만t 규모로 1989년 12월 1단계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후 2002년 북한의 금강산댐 붕괴가 우려되자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2단계 증축 공사를 시작해 2006년 12월 댐 높이 125m, 길이 601m의 초대형 댐으로 완공됐다.

10년간 투입된 총 사업비는 3천995억원.

특히 평화의댐 저수용량은 26만3천t으로 북한의 금강산댐보다 1천만t가량 더 많은 물을 담아 낼 수 있기 때문에 금강산댐 붕괴와 대홍수 등 최악의 사태에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강산댐 7회 방류..5회는 '미통보' = 북한강 수계를 거슬러 비무장지대(DMZ) 상류 19㎞ 지점에 있는 금강산댐은 2000년 10월 완공된 이후 지금까지 모두 7회에 걸쳐 물을 남측으로 방류했다.

이 중 2회만 남측에 사전 통보했을 뿐 나머지 5회는 방류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문제는 북한이 이번 황강댐 방류 사태와 같이 아무런 통보 없이 금강산댐 방류 시 남측 북한강 상류 수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북측은 2002년 1월 17일부터 2월 4일까지 16일간 금강산댐 보수과정에서 3억5천만t의 물을 하류로 처음 방류했다.

당시 평화의댐 하류에 있는 화천댐의 물 유입량이 평시 초당 2t에서 최대 273t으로 급증해 주민 불안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북측은 동포애와 인도주의 차원에서 '금강산댐 수위조절 계획 사전 통보' 방침을 밝힌 뒤 2002년 6월과 2004년 8월 2차례 판문점을 통해 남측에 금강산댐 방류 계획을 통보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지난해 9월 마지막 방류까지 사전 통보는 없었고, 방류량이 미미해 이렇다 할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금강산댐 방류 징후는 = 황강댐 방류사태 이후 사흘이 지났지만 금강산댐의 방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평화의댐의 수위는 지난 5일 이후 현재까지 평소와 다름 없이 175m 안팎을 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데다 바로 아래에 있는 화천댐의 수위도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금강산댐이 방류를 시작하면 통상 하루가량 지나 평화의댐에 도달한 점을 고려하면 북측의 방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평화의댐 관리단 관계자는 "금강산댐의 방류와 수위 변동 등 이상 징후를 평화의댐에서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만큼 큰 우려는 없다"며 "다만 공유하천의 효율적 이용과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북측의 방류계획 사전 통보에 대한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