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차의 해외시장에서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양사의 8월 미국내 판매량은 현대차가 6만467대로 전년에 비해 47%, 기아차는 4만198대로 전년 대비 60.4% 각각 늘며 월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突破), 월간 최다 판매기록을 갈아 치웠다. 미국내 판매순위도 '빅3'중 하나인 크라이슬러를 제치고 GM,도요타,포드,혼다,닛산에 이어 6위를 차지했고 미국 시장 점유율은 7.93%로 상승, 8%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미국 시장 판매 호조는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 덕을 본 부분도 없지는 않다. 또 경기침체로 연비가 좋고 저렴한 차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도 판매 증대에 일조했다. 그렇긴 하지만 8월중 현대 · 기아차의 판매 증가율(52.1%)이 도요타(6.4%) 혼다(9.9%) 닛산(-2.9%) 등 연비가 좋기로 소문난 일본 업체들을 크게 앞지른 것은 충분히 높이 살 만한 결과라고 본다.

이는 실직자의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등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 도입과 지속적인 품질개선 노력이 현지 언론의 호평과 소비자의 인식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나 성능과 가격이 합리적인 차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이런 평가가 확산되면서 미국 이외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중국 인도에서 각각 지난달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고 캐나다 역시 작년보다 38.4% 늘어난 1만418대를 팔아 월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섰다. 터키에서는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 · 기아차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 분야에서도 일본 등 선진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야 한다. 툭하면 파업으로 회사 경쟁력과 이미지를 갉아먹는 후진적 노사관계 역시 하루 빨리 청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점에서 양사 노사는 상생의 정신을 십분 발휘해 올해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타결,지금 같은 호기를 최대한 활용해서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