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의 저자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사진)가 "최근 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은 일종의 '사회적 유행'이며,낙관적 분위기가 경제 회복을 더 빠르게 할 것"이라고 주장해 주목된다.

실러 교수는 30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경제에 대한 신뢰가 실물지표보다 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새싹(Green Shoot)'이란 표현의 유행에서 보여지는 낙관적 분위기가 일종의 '사회적 유행(social epidemic)'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실러 교수가 얘기하는 '사회적 유행'이란 "경제에 대한 사람들의 직관적인 평가기준이 마치 유행처럼 전염돼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예를 들어 경기가 나빠질 때 주가 하락 소식은 연이어 다른 나쁜 뉴스를 만들어내고 사람들이 염세적인 분위기와 비관론을 갖도록 한다"면서 "가격 하락이 만들어낸 비관론이 또 다른 가격 하락을 유발해 불황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꾸로 주가 상승은 자체로 또 다른 주가 강세를 만들어낸다.

글로벌 경제위기 발발 이후 언론이 계속해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뉴스를 보도하면서 사람들의 비관론을 부채질했다고 실러 교수는 지적했다.

하지만 실러 교수는 1989년부터 자신이 집계한 '붕괴확신지수(Crash Confidence Index)'가 올초부터 다시 낙관론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3월 TV에 출연해 사용한 '새싹'이란 표현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이 같은 심리 때문이란 얘기다.

실러 교수는 "현재의 낙관론은 사람들에게 전염되면서 계속 확대될 것"이라면서 "일종의 자기 충족적인 예언으로 경제의 빠른 회복을 이끌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계속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의 생각은 정반대로 바뀌어 더 깊은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