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선에서 54년 만에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졌습니다.미국은 향후 양국관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합니다.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양국의 동맹관계입니다.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주인공은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민주당 대표입니다.새 총리가 될 그는 자민당의 지나친 대미외교를 비판해 왔던 인물입니다.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아프가니스탄 대테러 전쟁 등 외교·군사분야에서 일본의 협력이 절실한 미국으로선 긴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총선 결과가 나오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에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민주당의 새 정부 출범 후에도 미국과 일본 간의 ‘강력한’ 동맹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양국의 강력한 동맹과 긴밀한 파트너십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광범위한 글로벌,지역 간 이슈와 양국 간 현안에 관해 새로운 일본 총리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일본에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대미 외교기조가 급변하지 않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ABC방송은 하토야마 대표가 미국과의 보다 대등한 외교,아시아 중시 외교를 강조해왔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새 정부 출범 후 양국관계의 변화 여부를 가늠할 단초는 일본 오키나와 미군 주둔기지에 대한 새 정부의 태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또 인도양에서 일본 해상자위대가 다국적군 함대를 위한 급유 지원활동을 계속할지 여부도 관심이라고 내다봤습니다.

ABC방송은 하지만 “일본의 민주당 정권이 국내 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지만 대외정책은 현 기조를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일본 민주당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미 언론들은 하토야마 대표가 미 스탠퍼드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력도 위안거리라고 거론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도 하토야마 대표가 집권하면 아시아 중시외교를 강조하는 가운데 대미외교 노선에 극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약속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하토야마 대표는 대외관계보다 급한 불인 국내 경기회복 정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