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독일 뮌헨에서 열렸던 세계적인 아웃도어 박람회 'ISPO Winter Collection'에서 올 가을 · 겨울(FW) 시즌 아웃도어 트렌드는 '멀티패션'이었다.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라푸마,블랙야크 등 주요 업체들은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아웃도어 용품의 용도와 디자인을 다양화한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아웃도어 용품은 해외 고산 원정,익스트림 레저 활동에 적합한 '하이테크' 제품,가벼운 산행이나 캠핑 등 레저는 물론 일상 생활에서 두루 입을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제품,젊은층을 겨냥해 기능보다 밝고 화려한 디자인을 강조한 '캐주얼' 제품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과거 등산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등산복은 MTB 자전거,암벽 등반 등 다양한 산 관련 스포츠에 적합한 의류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성복에 많이 활용돼온 비대칭 절개나 중립 톤 컬러가 아웃도어 용품으로 옮겨오면서 패션화 경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봄시즌까지는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아웃도어 제품들이 유행했다. 올 가을 · 겨울 시즌에는 원색 대신 뉴트럴 컬러 및 두 가지 컬러의 느낌을 지닌 '중간색'을 채택한 제품이 많아지는 등 모더니즘 영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웃도어 개념은 등산뿐 아니라 러닝이나 암벽 등반 등 다양한 스포츠 의류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축성이 뛰어난 파워 스트레치 등의 기능성 소재들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간절기용 바람막이를 비롯한 아웃도어 캐주얼 아이템의 경우 나일론 소재를 변형시켜 나일론 폴리 혼방의 우수한 방수방풍 기능을 유지하면서 면의 부드러운 터치감을 강조한 제품이 늘고 있다.

친환경 소재 열풍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웃도어 활동의 효과 및 제품의 기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부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코코넛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 무공해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코코나(Cocona)'는 자외선 차단,항균 방취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화산재를 갈아 만든 '미네랄레(Minerale)'는 살균 기능을 갖춰 유용하며 대나무,콩 등 웰빙 소재를 활용한 제품도 있다.

천연 소재들은 장시간 등산시 상쾌함과 청결함을 유지해주고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올 하반기에 새로 출시되는 바지는 신축성 있는 소재와 무릎 절개선을 사용해 활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제품 배낭은 심플한 디자인과 초경량이 특징이다. 이 밖에 간절기용 아이템으로 다양한 길이 및 형태의 다운점퍼가 출시될 예정이다. 극도로 세밀한 소재를 사용한 얇은 스타일 제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체크 무늬를 3차원적으로 변형한 디지털 체크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무릎 아래 부위의 폭을 줄인 바이크용 팬츠나 트레킹이나 암벽 등반에 알맞도록 디자인한 릿지화도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정행아 코오롱스포츠 실장은 "등산에만 국한됐던 아웃도어 의류가 캐주얼웨어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며 "이번 시즌에는 범용성을 강조하면서도 아웃도어 기능성을 결합하고,디자인을 강조한 옷들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