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이 미술 분야에 투자하고 있지만 그냥 작품을 수집하는 정도로 그쳐선 안됩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미술가들과 협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업도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지요. "

프라다의 메세나 프로젝트 '트랜스포머'를 총지휘하고 있는 제르마노 첼란트 프라다재단 예술총감독(68 · 사진)이 서울에 왔다. 경희궁 앞에 설치된 '트랜스포머'의 세 번째 기획전을 지휘하기 위해 13일 방한한 그는 미술평론가이면서 국제적인 전시를 도맡아 온 미술계의 거장.1995년부터 프라다의 수석 디자이너인 미우치아와 그녀의 남편인 프라다 그룹 회장 파트리지오 베르텔리와 함께 작업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는 "기업이 단순히 미술가들에게 재정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협업을 통해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현대의 삶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술은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의 명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미술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은 창조성과 혁신을 브랜드 가치에 연계시킬 수 있고요. "

실제로 프라다 재단은 사진 작가 코마스 디맨드를 비롯해 존 웨슬리,안드레아스 슬로민스키,톰 삭스,낙서 아티스트 베리 맥기 등 젊은 작가들을 지원해왔다. 그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토비아스 레베르거와 은사자상을 받은 나탈리 뒤버그도 프라다 지원 작가라고 자랑했다.

그가 이번에 나탈리 뒤버그의 작품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다. 전시는 15일부터 9월13일까지 경희궁에서 열린다. "뒤버그의 작품 '턴 인 투 미'는 작년 4월 밀라노에서 전시됐습니다. 서울에서는 밀라노 출품작에 한스 베르그의 음악을 얹었죠.동굴 같은 트랜스포머의 바닥을 회색 펠트로 덮고 그 위에 감자와 고인돌,작은 고래 모양 등의 오브제,점토 인형을 설치하지요. 찰흙 인형들이 등장하는 스톱모션 기법의 단편 애니메이션 두 편도 상영할 예정입니다. "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는 건축가 렘 쿨하스와 건축사무소 OMA가 설계를 맡은 회전형 건축물로 그 안에서 전시,영화,공연 등 장르를 넘나드는 문화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