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상에 나섰다. 향후 예상되는 정책금리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 결제서비스 시작에 맞춰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3일부터 1년 만기 '국민 수퍼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영업점장 전결 기준)를 연 3.6%에서 연 3.7%로 0.1%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5월 말(연 3.35%)에 비해 0.35%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도 이달 들어 1년짜리 정기예금의 영업점장 전결 최고 금리를 연 3.70%로 지난달보다 0.2%포인트 높였다.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 5월 3.25%에 비하면 0.4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하나은행은 만기가 2~3년인 장기예금을 중심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 4월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의 2년제 금리를 연 3.4%에서 3.5%로,3년제 금리를 연 3.5%에서 3.7%로 각각 인상한 데 이어 지난주 인터넷 전용상품인 'e-플러스정기예금'의 금리를 2년제는 연 3.5%에서 3.6%로,3년제는 연 3.6%에서 3.8%로 각각 올렸다. 우리은행의 경우 '키위 정기예금'의 1년제 최고 금리를 지난 5월(연 3.65%)에 비해 0.25%포인트 높은 연 3.9%로 높였다. 외환은행도 '예스 큰기쁨 예금' 1년제 금리를 5월 연 3.25%에서 7월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현재 비용(예금금리)으로 자금을 유치해 놓자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부터 지급결제 기능이 추가된 증권사 CMA통장에 맞대응하고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예대율(대출/예금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예금을 늘려야 하는 측면이 있다.

반면 대출금리는 예금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당장 오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은행 안팎에서 예상하고 있다. 장기채권금리와 연계된 고정대출금리는 최근에 인상됐으나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등 변동형 대출금리는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균/유창재/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