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달러 약세 등의 영향으로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4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10.90달러(1.1%) 오른 온스당 969.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972.70달러까지 오르며 10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지난 6월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4일간 상승폭은 4.58%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를 최근의 금값 상승을 이끄는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유로 대비 달러가치가 이번 주 들어 1.2%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금과 같은 귀금속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금값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귀금속시장조사업체인 CPM그룹의 카를로서 산체스 이사는 "금값이 온스당 960달러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이 추가 매수에 적극 나섰다"고 분석했다. 선물업체인 퓨처패스 트레이딩의 프랭크 레시 애널리스트도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타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다시 10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인지는 심리적 저항선인 980달러를 넘어설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선임매니저는 "금값이 1000달러에 접근하면서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당분간 980달러대에서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18개월 사이 수차례 금값이 1000달러를 넘볼 때마다 980달러에서 심리적 저항선이 형성되곤 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