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판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분식회계 혐의로 5000만달러(610억원)의 벌금을 내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4일 "GE가 2002년과 2003년 회계자료에서 매출과 순익을 부풀리기 위해 네 차례나 부당한 회계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이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GE를 고발 조치했고, GE는 5000만달러의 벌금을 내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SEC는 "분기마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했던 GE가 잘못된 회계로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SEC에 따르면 GE는 회계부정을 통해 이익을 7억8000만달러 이상 부풀렸으며 매출 역시 3억7000만달러까지 늘렸다. GE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분기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능가하거나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해왔다.

이번 회계부정과 관련,GE는 2003년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부합하기 위해 기업어음(CP) 관련 헤지를 위한 회계 관련 규정을 바꿨고,금리스와프 관련 오류도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직 판매되지 않은 기관차를 팔린 것으로 기재했고,항공기 엔진과 예비부품 판매 회계 역시 부적절하게 변경했다. 이 같은 회계부정 결과를 실적에 반영하면 GE의 순익은 2001~2007년 동안 총 2억8000만달러가량 줄어든다.

FT는 "이번에 SEC가 매긴 벌금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제프리 이멜트 회장 등에게는 타격이 될 것"이라며 "SEC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릴린치 성과급 공시위반에 대해 3300만달러의 벌금을 매긴 데 이어 GE에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감독활동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