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지사는 토론장소로 향하다 서울 중구 서소문 공원에서 갑자기 색소폰을 꺼내 들었다. 순식간에 모여든 관객들 앞에서 그는 충북의 명소 박달재를 노래한 '울고넘는 박달재'를 멋드러지게 뽑아냈다.

그가 색소폰과 인연을 맺은 것은 클린턴전 미국 대통령 때문이다. 미국의 별볼일 없는 작은 주(州) 아칸소의 주지사에서 일약 대통령이 된 클린턴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친구들에게 클린턴을 닮고 싶다고 말하자 한 지인이 "클린턴처럼 되려면 색소폰부터 배워라"고 충고했다. 이에 곧바로 학원으로 달려갔다. 2007년 7월 여름이었다.

6개월간 실력을 갈고 닦은 그는 그해 연말 색소폰을 들고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송년음악회 무대에 섰다.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올드랭사인'을 연주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정 지사가 가장 잘 부는 곡은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다. 밤에 열리는 모임에서 이 곡을 연주하면 여성관객들이 열광한다고 귀띔했다. 요즘도 그는 '미래의 클린턴'을 꿈꾸며 색소폰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정 지사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색소폰을 꺼내 든다"며 "연주실력이 날로 늘어 이제는 클린턴처럼 지사 출신 대통령을 꿈꾼다고 해도 시비 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