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호전된 것을 계기로 백악관이 잔뜩 고무돼 있습니다. 세금을 인상해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낙관론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백악관의 경제팀 수장들인데요. 로렌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장,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크리티나 로머 경제자문위원장이 한 목소리로 미국 경제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머스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6개월 전만 하더라도 경기침체가 공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얘기했으나 현재는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하반기에는 플러스 성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이트너 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민간 전문가들의 시각을 빌려서 낙관론을 전개했습니다. 지난 6월 주택판매 실적이 11% 증가하고,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1.5% 줄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가이트너는 “민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올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1.0%를 기록했습니다.

로머 위원장 역시 “올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오바마 정부가 약속한 350만개의 일자리 보존 및 창출이 내년말께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그는 다만 경기 하강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바닥을 치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고 예측했습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백악관 참모들의 낙관론에 동조했는데요. 그는 “경기 붕괴론은 테이블 위에서 치워졌다”며 “경제가 당분간 주춤거리겠지만 바닥을 친 것으로 확신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린스펀은 “미국 경제가 많은 경제학자들의 전망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다시 성장할 수 있다”면서 “3분기에 잘하면 2.5% 성장도 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머스 위원장과 가이트너 장관은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1조달러 이상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슬쩍 내비쳤습니다. 서머스는 “증세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린스펀 전 의장도 “부가가치세나 판매세는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아 선호될 수 있다”고 거들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