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11학년도부터 초 · 중 · 고교생들이 한 학기에 배워야 하는 교과목 수가 최대 5과목 줄고 초등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인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이 초1에서 중3까지로 1년 축소된다. 이에 대해 줄어드는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과정 개편 시안 발표

대통령자문기구인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24일 '미래형 교육과정' 개편 공청회를 열고 교육과정 개편안(시안)을 공개했다. 시안에 따르면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 부담을 덜기 위해 학기당 이수 과목 수를 초등은 10과목에서 7과목,중 · 고는 13과목에서 8과목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재 초등 고학년은 주당 10과목(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과 외국어 체육 음악 미술)을 배우는데 앞으로 7개(국어 사회 · 도덕 수학 과학 · 실과 외국어 체육 예술)로 줄어든다. 주당 수업시수가 1~2시간인 도덕 음악 미술 실과 등은 지금처럼 매학기,매주에 나눠 수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학기에 몰아서 이수하는 '집중이수제'도 도입된다. 예컨대 초등 5학년과 6학년이 각각 음악과 미술을 매주 1시간씩 배웠다면 앞으로는 5학년 때 음악 2시간,6학년 때 미술 2시간을 학습하는 식이다.

중 · 고교는 11~13과목(국민공통기본교과 10개+교양교과 1~3개)이 8과목 정도로 줄어든다.

고교 교육과정은 현행 인문사회(국어 도덕 사회),과학기술(수학 과학 기술가정),예체능(체육 음악 미술),외국어(영어 제2외국어),교양(한문 교양) 등 5개 영역에서 기초(국어 영어 수학),탐구(사회 과학),예체능(체육 예술),선택(기술가정 제2외국어 한문) 등 4개 영역으로 바뀐다. 4개 영역별로도 최소 이수 단위(기초 45단위,탐구 35단위,예체능 20단위,선택 16단위)만 배우면 나머지는 학교 특성에 따라 자율편성이 가능하다. 예컨대 예술고는 예체능 과목을 늘리고 이공계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수학 · 과학과목을 더 배우게 된다.

3년간 이수해야 할 최소 단위(1단위는 매주 50분 수업을 기준으로 1학기 동안 이수하는 수업량)는 210단위에서 200단위로 10단위 줄어들고 영역별로 80개로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는 선택과목은 과감히 통합하고 수준별로 재편성한다. 예컨대 화법 독서 작문 문법 문학 매체언어로 나뉜 '국어영역'의 선택과목들이 국어Ⅰ과 국어Ⅱ로 수준별로 재편되거나 한국지리 경제지리 세계지리 등 3개의 선택과목이 '지리' 한 과목으로 축소되는 식이다.

◆관련 교사들 강력 반발

통폐합으로 줄어드는 교과목의 교사들은 강력 반발했다. 이날 공청회가 열린 서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대강당에는 도덕 · 가정교사 등 수백여명이 몰려와 항의했다. 이들은 "교육과정이 개편되면 학생들의 인성 · 진로교육이 무시돼 감수성이 피폐해지고 영어 · 수학 위주의 입시교육이 강요될 것"이라며 "이는 해당 과목 교사들과 학생 · 학부모에 대한 사회적 학살"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초등도덕교육학회,한국음악교육학회,전국가정교육과교수협의회 등 교사 · 교수들은 공동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육과정 개편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정태웅/이상은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