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지난달 3000원짜리 모바일 게임을 구매한 고교생 K양은 이달 청구된 요금이 1만2450원인 것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 게임 값의 3배가 넘는 9450원이 휴대폰에 게임을 내려받는 대가로 청구된 것.

#사례2.외근시 휴대폰으로 업무용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모 이동통신사의 블랙베리폰을 산 직장인 L씨.월 2만4000원짜리 요금상품에 가입했지만 사흘 만에 데이터 사용량이 초과됐다는 문자 통보를 받고 말문이 막혀 버렸다. L씨가 가입한 상품은 한 달 데이터 사용량이 최대 30메가바이트(MB)에 불과해 용량이 큰 메일을 며칠만 사용하면 제한을 넘어 버린다.

상품 값의 3배가 넘는 배송료를 물리는 게임,사흘 만에 용량을 초과해 버리는 이메일 상품 등 비합리적인 모바일 인터넷 요금에 대한 소비자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모바일 인터넷에서 콘텐츠를 산 사람에게 상품 값에 해당하는 정보 이용료(게임개발사 몫) 외에 해당 콘텐츠를 무선으로 내려받을 때 통신망을 이용한 대가로 데이터 통화료(이통사 몫)를 별도 부과한다. 게임이나 이메일 등을 가입자 휴대폰까지 배달해 주는 배송료를 받는 셈이다.

데이터 통화료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은 모바일 게임이나 이메일처럼 휴대폰 콘텐츠의 용량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임의 경우 킬로바이트(KB)당 SK텔레콤KT는 3.5원,LG텔레콤은 4원을 받고 있어 용량이 클수록 많은 요금을 내야 한다. 2000년 초 이런 과금 방식을 도입할 때만 해도 게임당 데이터 통화료가 1000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용량 2MB를 넘는 게임이 많아져 배송료만 1만원을 내야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수개월간 공들여 게임을 만든 회사보다 망만 빌려 준 이통사가 몇 배나 큰 이익을 가져가는 것도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휴대폰에서 이메일을 볼 수 있는 블랙베리 같은 스마트폰 요금상품도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는 상품 중 하나다. 블랙베리의 경우 이메일 사용량이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는 상품이지만 2만4000원 기본료에 월 30MB밖에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이통사들은 일반 휴대폰에서 가입할 수 있는 무제한 정액제(한 달 2만6000~2만7000원) 상품을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는 차단하고 있다. 데이터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스마트폰의 장점인데도 요금 체계는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모 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요금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사용자의 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전용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