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국면 속에서만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를 과감히 포착해야 한다. 자신감을 갖고 필요한 투자를 제때 하지 않으면 회사의 장래는 없다. "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 임원 모임에서 공격적인 경영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허 회장의 판단이다. 상반기 ㈜쌍용 인수 등 공격경영 행보에 나섰던 GS는 하반기에도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GS의 올해 총 투자 규모는 작년 대비 10% 늘어난 2조3000억원에 달한다. 투자는 주력사업 부문인 에너지 유통 건설 등에 집중돼 있다. 우선 에너지 부문에서는 GS칼텍스의 제3중질유분해탈황시설(고도화설비) 건설,유전 개발 사업,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등에 투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외 유전 개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GS칼텍스는 동남아 중동 중앙아시아 등 유망 지역에 대한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는 GS리테일의 신규 매장 확장과 기존 점포 리뉴얼,GS홈쇼핑의 해외사업 강화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GS리테일은 올해 말까지 편의점 GS25 점포를 700여개 늘리고 GS수퍼마켓 신규 점포를 20개 이상 개점해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GS25의 경우 슈퍼형 편의점,베이커리형 편의점 등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지속적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GS홈쇼핑은 한 단계 높은 방송서비스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HD(고화질) 방송시스템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TV홈쇼핑 인터넷쇼핑 카탈로그 등 판매 채널의 시너지를 높여나가는 한편 디지털뉴미디어 신사업인 T-커머스(TV 전자상거래) 등에도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중국 현지법인인 충칭 GS쇼핑의 매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국 내 타 지역 및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추가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GS건설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건설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에너지와 환경 관련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건설사업 수주를 강화할 방침이다.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플랜트 사업에서는 EPC(설계 · 조달 · 시공을 포함한 일괄 공사계약) 사업의 시너지 제고를 추진한다.

올 상반기 인수한 ㈜쌍용에 대한 투자계획도 주목할 만하다. GS는 지난 5월 자원 개발 등 해외 네트워크가 풍부한 ㈜쌍용을 인수한 뒤 사명을 GS글로벌로 변경하고 에너지 유통 건설로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GS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GS의 기존 사업부문인 에너지 유통 건설 부문의 역량과 GS글로벌의 종합상사 경험과 노하우를 결합하는 실험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