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의 김모씨는 최근 우측 어깨로부터 엄지손가락까지 심한 통증과 저린 증상을 느꼈다. 어깨가 뭉친 것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내다가 통증이 점차 심해지더니 팔다리가 마비되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은 김씨는 목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평소 목은 아프지도 않고 어깨와 등만 아팠는데 목디스크라는 진단에 다른 병원을 찾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목디스크 환자 중 의외로 김씨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목디스크에 주목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고통만 심해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얘기다.

목은 뇌에서 전신으로 가는 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치료 후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목디스크가 더욱 악화돼 치료와 회복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의 도움말로 목디스크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목 디스크는 오십견 등 각종 어깨통증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목이 항상 뻐근하고 어깨가 무거우며 등줄기로 통증이 뻗쳐 목을 돌리기가 힘들어지며 심한 경우에는 팔까지 저리고 시린 느낌이 생긴다. 손가락이 저리기도 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많다. 목과 어깨 부위에는 신경 혈관 근육 인대 연골 같은 예민한 조직이 많아 이런 조직들이 상처를 입거나 자극 염증 등이 생기면 통증을 일으킨다.

그렇다고 목 디스크라고 해서 반드시 목덜미가 아픈 것은 아니다. 목에는 모두 일곱 개의 뼈가 있는데 이 뼈들 사이사이로 모두 8쌍의 신경줄기가 지나간다. 이 중 아래쪽 4쌍은 목뼈를 빠져나가 어깨와 팔,손가락으로 간다. 이들 신경줄기가 빠져나온 디스크가 자극을 받아야만 어깨와 팔로 가는 신경에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자동차 사고와 같이 외부의 충격을 받아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컴퓨터작업처럼 장시간 잘못된 자세를 취한 경우에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는 골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목뼈의 일부가 자라 신경부위를 자극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퇴행성 변화로 인한 목디스크는 40~6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목은 중요한 척수신경과 혈관이 지나가고 심하게 목 신경이 다치면 사지마비를 보일 수도 있어 세심하고 정밀한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엔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 · 물리요법을 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과거에는 수술을 고려했지만 최근에는 신경치료와 같은 비수술적인 치료도 해결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막외 신경치료는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으로 목이나 팔로 가는 신경 주위에 염증과 부종이 생긴 부위에 스테로이드 국소마취제 등의 치료약물을 주입해서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디스크가 튀어나와도 신경 주위에 염증만 없으면 통증이 감소되기 때문에 튀어나온 디스크를 반드시 제거할 필요는 없다는 발상에서 이뤄지는 치료다.

통증이 만성화되면 염증이 반복되고 신경 주위에 섬유화현상 즉 유착이 생기기 때문에 단순히 약물만 주입하면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X-레이로 관찰하면서 의료용 줄을 유착 부위에 삽입,이곳에 유착을 해소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들을 직접 주입하는 신경성형술이 효과적이다.

통증의 원인에 따라 통증유발점을 근본적으로 없애주는 통증유발점치료,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공급을 좋게 하는 교감신경치료,경막외 신경치료 등을 쓸 수 있다. 신경치료는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에 비해 통증을 빨리 제거할 수 있고 수술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근육 이완,혈액순환 촉진,전신 상태 개선 효과가 탁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C자형 영상장치를 이용해 목 관절 및 신경뿌리치료를 함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통증을 없앨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