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 최고 282.5mm
비구름 남하..충청 이남도 '비상'

14일 중부지방에 쏟아진 250mm 안팎의 집중호우로 주택과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차가 파묻혀 1명이 숨지는 등 크고 작은 비 피해가 잇따랐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담이 무너지는 등 강풍피해도 발생했으며 연안여객선은 악천후로 발이 묶였고, 항공기의 결항과 회항도 이어졌다.

농경지 침수 및 낙과 피해도 적지 않았다.

14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시간당 30-7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경기, 강원, 충북 등 중부지역 위주로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 등 기상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강수량은 강원 춘천(남산) 248.5mm, 홍천 193.0mm, 양구 147mm, 인제 141.5mm, 경기 남양주 162mm, 청평 256.5mm, 과천 282.5mm, 안양 241.5, 충북 음성 128㎜, 제천 126㎜ 등이다.

기상청은 "비구름대가 남하하는 중"이라며 "오늘 밤과 내일 오전 사이에 충북 등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오겠으며 국지적으로 200mm 이상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인명 피해 = 이날 오후 2시5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 터널공사 현장 절개지에서 토사 120t가량이 경춘국도로 쏟아져 내렸다.

이 사고로 서울에서 춘천방면으로 달리던 쏘나타 승용차와 도로변에 정차 중이던 트럭이 매몰돼 승용차에 타고 있던 안모(51) 씨가 숨졌다.

토사가 왕복 4차선 도로를 넘어 인근 연립주택까지 밀려들어 30여가구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오후 4시50분께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갈현동 소하천에서 김모(73)씨 부부가 산책하던 중 김씨가 하천에 빠진 물건을 주우려다 실족해 실종됐다.

경기도와 시 재해대책본부는 100명을 동원해 김씨가 실종된 현장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로 통제 및 침수.토사 유출 = 이날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올라가 잠수교 통행이 오후 1시부터 전면 금지됐으며 서울 청계천, 중랑천 등도 시민 출입이 통제됐다.

강원 영서지역은 최근 일주일 사이 200mm가 넘는 폭우가 세 차례 이어지면서 지반이 약화된 탓에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컸다.

1천200t가량의 토사가 유출된 인제군 남면 어론리 인근 446번 지방도와 낙석 1천t가량의 발생한 인제 남면 갑둔리 속칭 다물고개 구간의 차량 통행이 끊겼다.

또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서천리를 잇는 강변순환도로, 춘천시 신동면 혈동리 오봉마을 입구 70번 국가지원지방도가 침수 또는 토사 유출로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 폭우 피해가 난 도로는 모두 14곳으로 이 중 8곳은 차량 통행이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고 있다.

시흥시 미산동 지하차도, 가평군 도시계획도로 공설운동장 사거리 앞 등 경기지역 5개 시.군의 도로 9곳도 물에 잠겨 통행이 차단됐으며 충북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의 38번 국도가 토사로 덮여 제천과 충주를 오가는 차량 통행이 오후 7시50분부터 전면 통제되는 등 충북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강풍 피해 = 이날 오후 3시45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상가건물 인근의 담 23m가량이 강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앞서 낮 12시께는 인천 중구 영종도 덕교선착장에 정박 중이던 1.5t급 레저용 보트 4척이 기상악화로 바닷물에 침수됐다.

비슷한 시각 인천 남구 숭의동 성당 인근의 담 10m가량이 붕괴됐으며 관할 구청에서 긴급 출동, 안전조치를 마쳤다.

부평구 십정동의 빌라, 충남 예산군 덕산면 둔리, 서울 종로구 평창동 주택가 도로변 등지에서는 강풍에 가로수 등 나무가 쓰러졌으며 곳곳에서 농경지 침수와 과수원의 낙과 피해가 잇따랐다.

◇항공기.여객선 운항 차질 = 이번 폭우가 초속 12~18m의 강풍을 동반하면서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김해공항은 오전 11시10분 중국 칭다오발 중국산동항공 SC4075편이 강한 바람으로 착륙을 하지 못하고 인근 공항으로 회항하는 등 국제선 1편이 결항하고 4편이 지연됐으며 국내선도 오후 6시 현재 33편이 결항했다.

서해남부 전 해상에는 정오를 기해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군산-선유도, 군산-어청도 등 전북의 섬 지역을 오가는 5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댐 수위조절 = 북한강 수계 댐들도 이번 비로 일제히 수문을 열고 수위조절에 나섰다.

한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팔당댐은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 15개의 수문을 79.5m 높이로 열고 초당 1만4천990t을 방류하고 있다.

또 청평댐과 의암댐은 각각 초당 7천630t와 2천980t을 방류하고 있으며 춘천댐도 수문 10개를 14m 높여 열고 초당 1천710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현재 소양강댐의 수위는 179.48m로 홍수기 제한수위인 185.5m(상시 만수위 193.5m)보다 아직 여유가 있어 수문 방류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

(서울.수원.춘천.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