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지난달 개성공단 입주 후발업체를 대상으로 근로자 700명을 새로 배정한 가운데 최근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 중 주문량 감소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할당받은 북측 인력을 반납하는 업체가 등장했다.

이불과 커튼을 만드는 침구업체 '평안'은 이달 들어 북측 근로자 1400여명 중 400명을 북측 개성공단 관리국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돌려보냈다. 남북 경색국면이 지속되면서 주문량 급감 등으로 일감이 줄어 지금까지 유급 휴가를 보내는 업체는 많이 있었지만 할당된 인력을 아예 되돌려보낸 업체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희택 평안 대표는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달까지 직원들에게 본급여의 60%만 주는 유급 휴가를 보냈지만 자금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져 이마저도 안돼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며 "통행 제한 등으로 사업이 더욱 어려워지면 추가로 직원을 반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1만3223㎡(4000평)규모의 공장과 400대의 방직 기계 등을 갖추고 있다. 또 의류업체인 N사도 이달 중 50~60명의 직원을 총국에 반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반납과 유급 휴가 등 선발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속에 북한 당국은 지난달 개성공단 입주 후발업체를 대상으로 근로자 700명을 새로 배정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 배해동 부회장(태성산업 대표)은 "현재 공장 착공에 들어간 업체수가 30개를 넘어 이들 기업이 입주를 시작하면 앞으로 최소 1만5000명은 더 필요할 것"이라며 "건설 현장 인력이 많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계속해서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줘 다행"이라면서도 "기존에 진출한 업체들이 돈을 못줘 뱉어낸 인력을 다시 후발업체에 보내고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장성호/손성태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