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뉴스온에어입니다. 정부가 서민을 돕기 위해 자금지원 등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의외로 이용하는 분들이 적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데 오늘은 이승필 기자와 자세히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네. 제가 오늘은 문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마이크로 크레딧, 특례보증, 시니어 창업. 듣자 마자 어떤 말인지 아시겠나요? 단어 하나 하나의 의미는 알겠는데 한 번 듣고 어떤 제도인지 알기는 어렵겠네요. 네. 이 말들은 최근 정부가 소상공인 정책을 얘기할 때마다 언급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제가 취재를 하면서도 어떤 내용인지 꼼꼼히 확인해봐야 할 정도로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데요. 다시 말해 너무 어려운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원대책이 있어도 어떤 내용인지 몰라 사용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정책용어, 너무 어려워요" 정부의 서민대책을 알아보기 위해 기획재정부 홈페이지를 찾았습니다. 마이크로 크레딧과 전자바우처 등 정체 모를 외래어가 등장합니다. 서민지원 기관인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원 홈페이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 패키지 교육과 이-러닝 등 익숙하지 않은 단어가 눈에 띕니다. 지나친 한자 표현도 있습니다. 특례보증과 1인 창조기업 등은 한 번 듣고선 그 뜻을 미루어 짐작하기 힘듭니다. 정부 조사결과도 이런 실태를 뒷받침합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06년 40여 개 공공기관이 내놓은 보도자료를 조사한 결과 외래어와 외국어 사용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 "각 부처에서 발표하고 있는 용어를 보면 아직도 어려운 말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식서비스 바우처라든지 이러닝컨설팅이란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러다 보니 서민을 위해 만든 대책을 정작 서민은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임희숙/슈퍼마켓 운영 "마이크로 크레딧? 처음 듣는 얘기고 모르겠어요." 최정열/문구점 운영 "글쎄요. 생각도 안 해봤고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소한 단어니까 잘 모르겠어요." 당연히 정부 지원을 이용하는 비율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007년 소규모 사업장 6백 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88%가 지원제도를 이용해보지 않았다고 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선 절반 이상이 몰랐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책을 만들 때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서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대표 "정책입안자들은 아직 국민들과 소통하기 보다 일방적으로 주고 따라와라 하는 상당히 고압적이고 관료적인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것이 자꾸 나타나지 않는가 생각을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효과를 낼 수 없습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말로 풀어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WOW-TV NEWS 이승필입니다. 중간에 슈퍼마켓과 문구점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이 나왔는데 그 분들 반응을 보니 정말 문제가 심각한 것 같네요. 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정부가 서민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소상공인의 경우 생업에 바쁘다 보니 정부 정책도 라디오나 텔레비젼을 통해 접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TV도 켜놓고 목소리만 듣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한번 듣고서도 바로 알 수 있는 간단하고 명쾌한 용어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처음에 말씀한 단어는 어떻게 바꾸는 것이 좋을까요? 마이크로 크레딧은 제도권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는 취약계층에게 담보나 보증없이 적은 금액을 빌려주는 제도니까 소액대출로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또 특례보증은 특례보다 자주 쓰는 특별보증으로 하든지 보증절차가 예전보다 편리해진 것을 강조하기 위해 간편보증이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퇴직연령에 이른 분들을 시니어라고 하니 그냥 퇴직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외래어를 쓰는 경우가 오히려 효율적인 경우도 있지 않나요? 네 맞습니다. 네트워크와 메시지, 서비스 등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외래어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홈페이지나 로드맵 등 이를 대신할 우리말이 딱히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엔 외래어냐 한자어냐 아니면 우리말이냐를 떠나 가장 쉽게 이해되는 말을 써야겠네요. 네. 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월적인 입장에서 무엇을 베푼다가 아니라 서민과 소통하고 서민에게 서비스한다고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네. 수고했습니다. 이승필기자 sp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