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외에서 추모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인의 음악과 업적을 앞다퉈 전하는 신문 · 방송 뉴스 및 특집과 더불어 온 ·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음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전세계적인 추모 분위기를 감안해 유족들은 고인을 추모하는 글로벌 기념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모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음반시장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보유한 잭슨의 솔로 앨범 및 잭슨 파이브의 앨범은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불과 몇 분 만에 팔려 나갔으며,서적 · 음반 체인'반스 앤드 노블'이 보유한 잭슨의 앨범과 DVD도 대부분 품절됐다.

사망 하루 만에 아마존과 반스 앤드 노블이 집계한 음반 판매 순위 1~10위는 모두 잭슨의 앨범으로 채워졌다. 애플사의 디지털 음원 공급 사이트인 '아이튠스'에서도 베스트 1~10위를 싹쓸이했다. 아마존의 빌 커 음반 · 비디오 부문 부사장은 "아마존이 25일 접수한 음반 주문의 60%가 잭슨의 것이었다"며 "이런 현상은 다시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음반시장도 다르지 않다. 잭슨의 음반을 유통해온 소니뮤직 관계자는 28일 "주요 음악 사이트와 음반 매장에서 잭슨의 음악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판 베스트 음반 '킹 오브 팝(King Of Pop)'도 주문이 쇄도해 1만장을 추가 제작키로 했다"고 말했다. 소니뮤직은 또 잭슨의 솔로 데뷔 음반 '오프 더 월(Off The Wall)' 발매 30주년을 맞아 기념 음반도 내놓을 예정이다.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26일 이후 사흘간 음반 판매량이 지난주 같은 기간에 비해 5배 이상 늘었다. 교보 핫트랙스,코엑스 에반 등 주요 음반 매장에서도 잭슨 앨범을 모은 추모 코너를 29일부터 운영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라디오 · 텔레비전 방송들도 지난 26일부터 잭슨의 노래와 삶을 되새기는 특집 편성으로 애도의 물결에 동참했다.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 싸이월드가 개설한 추모 뮤직페이지(http://music.cyworld.com)에는 이미 3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다녀갔다.

고인의 유품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다음 날인 2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플래닛 할리우드 호텔에서 열린 경매에서 마이클 잭슨이 생전 무대에서 입었던 의상을 비롯한 유품 21점이 총 20만5000달러에 판매됐다. 예상가의 33배가 넘는 액수다. 고인의 유품 중 가장 고가에 판매된 것은 그가 1984년 '빅토리 투어'공연 당시 입었던 셔츠로 5만2500달러에 낙찰됐다.

한편 잭슨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면서 유족들이 공식 부검 외에 별도의 부검을 실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잭슨의 유족들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검시로부터 고인의 시신을 인도받은 뒤 개인 병리학자를 동원해 별도의 부검을 실시했다고 외신들이 27일 전했다. LA 카운티 검시소는 전날 "타살 정황이나 외상 흔적이 없다"는 1차 부검결과를 발표하면서 "잭슨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독성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잭슨의 가족을 만난 제시 잭슨 목사는 미국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유족들이 사망 당시 정황 등에 대해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잭슨이 자택에서 심장박동 정지 증세를 보였을 때 옆에 있었던 개인 의사 콘래드 머리를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은 머리가 잭슨이 숨지기 직전 모르핀의 대용약제로 알려진 '데메롤'을 투여했다고 보도했다. LA경찰은 27일 변호사를 대동하고 자발적으로 출두한 의사를 상대로 잭슨의 사망을 둘러싼 정황 등을 조사했다.

유재혁/김동욱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