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 성공 보여준 日 이와이 제작소의 3가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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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틈새시장을 공략하라 ② 최고의 기술력을 갖춰라 ③ 소기업간 네트워크 구축하라
일본 도쿄 오타(大田)구에 있는 1인 기업 이와이제작소.35년 동안 스테인리스를 가공해 원자로에 들어가는 실린더 제어봉과 신칸센의 흔들림 방지 부품을 생산해온 이 회사는 올해 일본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300대 모노쓰쿠리(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갖춘 제조업체) 기업 중 하나다.
이와이 마코토 대표(73)는 "첨단 기계나 다른 어떤 기술자도 할 수 없는 정밀 가공 기술로 지난해에만 3000만엔(약 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은 대량 생산의 특성상 경기 하락시 큰 충격을 받지만 이와이 제작소 같이 특수 기술을 보유한 1인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극심한 경기 변동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우리나라 중소기업청은 1인 창조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하고 아이디어 발굴 지원,규제 개선,수요창출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2012년까지 3만개의 1인 창조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 정부 목표다. 그렇다면 1인 기업이 갖춰야 할 성공조건은 무엇일까. 이와이 대표는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1인 기업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며 "틈새시장 확보,최고 수준의 기술력,그리고 소기업 간의 견고한 네트워크 조직이라는 3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이 대표는 40년간 몸으로 익힌 기술 덕분에 설계도가 요구하는 스테인리스 부품을 1000분의 5㎜ 이하의 오차범위 내에서 가공할 수 있다. 그는 "스테인리스를 가공할 때 열이 발생하는데 온도가 높은 부분은 확장되고 낮은 부분은 수축된다"며 "컴퓨터로 제어되는 기계로는 이같이 끊임없는 변화를 통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이 대표가 밝힌 1인 기업의 장점은 소량 생산에 유리하다는 것.원자로나 신칸센 같은 대형 설비들은 일단 제작된 후 교체 부품의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하거나 시장에 뛰어들지 못한다. 그는 "일본 전역에 원자로가 53기(1기에 제어봉 100개 소요)에 불과하고 신칸센 차량 한 칸당 필요한 흔들림 방지 부품은 4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참여할 수 없는 틈새시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기술력 있는 소기업 간의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이와이 제작소는 오타구 내의 다른 소규모 회사 6곳과 손잡고 공동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모두 연마,절삭 등 자신들의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들"이라고 강조했다. 항상 이들 7개 회사가 함께 움직이다보니 대기업들도 이들 회사를 하나의 기업과 같이 취급한다고 한다.
이와이 대표는 "일본에서는 버블경제가 꺼지면서 회사의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자기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다른 회사의 장점을 이용해 상호협력하자는 큰 흐름이 생겼다"며 "이로 인해 각각의 회사들은 자신들의 제품에 좀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으며 대기업 쪽에서도 신뢰가 깊어졌다"고 밝혔다.
도쿄=글 · 사진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