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횡보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향후 물가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적어도 연 7~8%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해야 하겠지만 주식시장은 연초에 보였던 상승 추세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회복세와 함께 머지않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은 투자자들의 계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긍정적인 의미의 단기 투자'를 제시했다. 강 센터장이 말하는 단기 투자는 흔히 이야기하는 '단타'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단타 매매는 단기 고수익을 노리고 데이트레이딩(하루에 수차례 거래하는 단타매매) 등 투기적으로 거래하는 것을 말하지만 그가 얘기하는 단기 투자는 유동성에 중점을 두고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면서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방향을 바꾸거나 빠져나올 준비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시장의 앞날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도 지금은 1년 이상으로 하기보다는 3~6개월의 기간을 두고 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은행 예 · 적금보다는 기대수익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를 하거나 다른 펀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열어 두라는 것이다.

그는 "펀드 불입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할 경우에도 중도 환매할 경우를 대비해 중도환매 수수료가 없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펀드는 중도에 환매하면 수익의 30~7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예 · 적금도 마찬가지다. 만기를 3~6개월로 해서 가입했다가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장기 상품으로 갈아타면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강 센터장은 "금리가 곧 상승세로 돌아서겠지만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며 "예금 금리나 채권 수익률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어음(CP)도 자금을 단기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신용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몇 달 내 부도를 낼 위험이 없는 기업의 CP에 투자하면 연 6~7%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이 이처럼 단기 운용을 통한 투자 전략을 강조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아직 위기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는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각국 정부가 통화 및 재정 확장 정책으로 경기 침체를 최소화했지만 이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위기가 끝났다는 가정하에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주식 투자를 늘려야 할지 고민이라면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검토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안전자산에서 다시 투자자산으로 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각 투자자의 포트폴리오가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며 "애초 본인에게 적합한 투자 포트폴리오에 맞춰 투자 규모를 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산의 30%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던 사람이 지난해 말 이후 주식 투자를 줄여 현재 주식 비중이 20%대로 내려가 있다면 이를 다시 30% 선으로 맞추는 것은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 센터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에 맞서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경기 회복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발생,금융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두세 달 사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PB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수단으로 부동산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금 원유 곡물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자재 특성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맞춰 원자재 펀드로 큰돈을 벌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투자 수익률 하락을 줄이겠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2000년부터 PB로 활동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으로 일했으며 내부 공모를 거쳐 지난 15일 강남PB센터의 센터장으로 승진했다. 강남PB센터는 기업은행의 제1호 PB 전용 지점이다. 강 센터장은 현재 자신과 함께 일할 7명의 PB를 선발하고 있으며 오는 8월 강남PB센터를 공식 개점,금융자산 5억원 이상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글=유승호 기자/사진=김영우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