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이 최근 유가가 오르면서 금융위기로 미뤘던 설비투자를 다시 확대하고 있습니다. 건설 플랜트 업계에는 가뭄의 단비지만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는 공급 증가에 따른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성진 기자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4조원에 달하는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를 잇따라 수주했습니다. 각각 멕시코와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로 지난해 금융위기로 연기됐던 프로젝트들입니다. 이처럼 산유국들이 활발히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그동안 수주 가뭄에 시달리던 건설플랜트 업계는 기대감에 들떠 있습니다. 실제로 이란과 쿠웨이트 등 걸프 지역에서만 조만간 1조6천억원 이상의 물량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내 정유사와 석유화학 업체는 산유국들의 투자가 달갑지 않습니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공급량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미 올초부터 인도 릴라이어스와 페트로베트남이 정유 공장을 증설로 하루 정제량을 각각 58만배럴과 14만8천만배럴 늘린 상태입니다. 여기에다 중국 해양석유유한공사가 하루 24만배럴 규모 정유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 페트로라비그와 SEPC도 석유화학 설비를 증설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대부분 국내 업체들의 주요 수출지역으로 앞으로 계속 설비 증설이 이뤄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의 대규모 설비 증설도 부담입니다.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에 3조6천억원을 투자해 고도화설비와 BTX 설비를 건설중입니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도 여수와 인천에 각각 3조원과 1조5천억원을 투자해 고도화설비를 짓고 있습니다. 경기 회복기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지만 자칫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앞으로 국내 유화업계가 오일 달러의 역습을 이겨내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